연말이 되면서 은행 등 금융권에 인사 조직 개편이 활발히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여성 금융인의 임원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말 기준 국내 은행권의 여성 임원은 김성미 IBK기업은행 부행장과 박정림 KB국민은행 부행장 등 단 두 명이다.
박 부행장은 전날 단행된 조직개편에 따라 KB금융지주의 자산관리(WM) 총괄 부사장을 겸직하게 됐지만, 김 부행장은 거취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김 부행장은 3년 임기를 모두 채워 내년 1월 중 퇴임을 앞두고 있으며, 김 부행장마저 퇴임하면 은행권 내 여성 임원은 박정림 부행장이 유일하게 된다.
은행 내 여성 임원의 숫자는 지난해 말과 비교할 경우 크게 감소했다.
여성금융인네트워크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은행권의 여성 임원은 행장 및 부행장급 등을 포함해 총 5명이며, 부행장보로 확대할 경우 7명에 달한다. 1년 새 60% 이상이 줄어든 셈이다.
‘국내 첫 여성 은행장’이라는 상징성을 보유한 권선주 IBK기업은행장이 이달 퇴임하면서 여성들의 임원직 수요는 더 줄어드는 모양새다. 권 행장의 퇴임과 맞물려 행내 ‘리틀 권선주’로 불리는 김성미 부행장이 기업은행장 하마평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지만, 아쉽게 기업은행장 자리에 오르지 못했다.
이와 함께 신순철 신한은행 부행장과 김옥정 우리은행 부행장이 지난해말과 올해 중 각각 퇴임했으며, 강신숙 수협은행 부행장 역시 올 초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리며 부행장직을 퇴임했다.
올해 중 은행권에서 부행장급 이상 임원직에 여성을 선임한 사례는 전무하다. 신한, KB국민, KEB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은행의 임원 승진자 중 여성은 단 한 명도 없었다.
NH농협은행은 설립 이래 여성 임원을 한 번도 배출하지 못했으며, 국책은행인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 역시 지금까지 단 한 명의 여성임원도 배출하지 않았다.
지방은행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경남은행, 대구은행, 부산은행, 전북은행, 제주은행 등에 여성 임원은 존재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