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골프협회(KPGA)의 공식 지정병원인 선수촌병원은 2015년부터 KPGA 코리안투어의 매 대회 현장에 상주하며 KPGA 피지오 서비스 센터(KPGA Physio Service Center)’ 를 운영해왔다.
선수촌병원 데이터에 따르면 2015년에는 121명의 선수가 총 890회, 2016년에는 124명의 선수가 818회 KPGA 피지오 서비스 센터에서 치료를 받았다.
대회 당 평균 방문 횟수는 2015년에는 9.1회, 2016년에는 7.7회였고 선수당 최대 이용 빈도는 2015년 40회, 2016년 53회였다.
신체 접촉과 격렬한 동작이 필요하지 않는 스포츠인 골프에서 선수들의 부상이 빈번한 이유는 무엇일까?
골프는 편측 운동이기 때문이다. 한 방향으로 고정된 스윙 동작은 반복될수록 허리와 등, 어깨와 손목 근육 등에 상당한 부담을 주게 된다.
프로 선수의 경우 어린 시절부터 많은 훈련을 거듭하고 데뷔 이후에도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고강도의 훈련을 마다하지 않는다.
한경진 선수촌병원 재활원장은 “골프 선수의 가장 큰 부상 원인은 많은 연습량이다. 골프 스윙은 한쪽 근육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10년 이상 지속하다 보면 신체 근육의 좌 우 균형이 깨진다. 그렇게 되면 척추와 관절에 부담이 생기고 자연스레 부상을 입게 되는 것” 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선수들의 부상은 반복된 스윙 동작에서 온 ‘과사용 증후군’ 이라는 뜻이다.
선수촌병원 조사 결과 선수들이 가장 많이 다치는 부위는 허리와 목이었다.
2015년 선수들의 부상 부위 발생 빈도는 허리(20.6%), 목(18.6%), 등(15.3%), 어깨(12.0%) 순이었고 2016년에는 허리(26.5%), 목(13.4%), 어깨(13.4%), 등(8.6%) 의 비율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에 한경진 재활원장은 “남자 선수의 경우 허리 부상이 가장 많다. 드라이브 거리를 늘리려다 보니까 허리에 강한 압력을 주게 된다. 허리 근육이 지속적인 압력을 받게 되면 통증이 찾아올 수 밖에 없다. 심할 경우 디스크, 갈비뼈 골절까지 이어진다” 라고 말했다.
실제로 2016 KPGA 코리안투어에서 ‘제네시스 대상’ 을 수상한 최진호(32·현대제철)는 시즌 내내 허리 통증에 시달렸고 2015 시즌 일본투어(JGTO) 상금왕과 대상을 거머쥔 김경태(30·신한금융그룹)도 올해 초반 허리 때문에 힘든 시간을 보냈다.
올해 ‘덕춘상’(최저타수상)을 거머쥔 이창우(23·CJ오쇼핑)는 만성적인 손목과 손가락 저림 증상이 있지만 대회 기간 동안 KPGA 피지오 서비스 센터에서 철저한 관리를 받아 이번 시즌 내내 꾸준한 모습을 보였다.
골프 선수들의 부상은 만성 형태가 많다. 선수들은 하나같이 “쉬면 괜찮아진다”고 말하며 부상에 개의치 않는다. 하지만 참을만 하다고 치료를 받지 않으면 부상 부위가 유착돼 더 큰 부상을 낳게 된다.
빠른 시일 내에 치료를 받고 회복하면 잔부상을 안고 있을 때 보다 훨씬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것이 스포츠 의학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한경진 재활원장은 아마추어 골퍼들의 부상 방지 요령에 대해 “기온이 낮은 계절에는 근육이 수축돼 있어 부상을 입기 쉽다. 라운드를 하기 전 충분한 스트레칭을 통해 몸의 온도를 높여줘야 한다”며 “첫 홀과 마지막 홀은 카트를 타지 말고 빠른 걸음으로 걷는 것을 권장한다. 자연스럽게 몸을 데우고 식혀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겨울철뿐만 아니라 평상시에도 이러한 과정을 거치는 것이 필수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