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2개국(G2)인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중국 반독점 당국이 미국 대표 자동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에 벌금 폭탄을 안기는가 하면 중국 항공모함전단이 근해 작전을 넘어서 원양에 진출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강경 입장을 보이는 가운데 중국도 굽히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최초 항공모함인 ‘랴오닝’호를 중심으로 하는 항모전단이 25일(현지시간) 오키나와와 대만, 필리핀을 연결하는 ‘제1열도선’을 넘어 서태평양에 진출했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중국 항모전단이 서태평양 원해에서 훈련하는 것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중국의 군사력 확대가 새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중국군은 이달 들어 활발한 활동을 계속하고 있는데 이는 실전 능력 향상을 과시하면서 트럼프 차기 미국 행정부를 견제하려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항모전단은 서태평양에 진출하기 전 서해에서 미사일을 쏘고 함재기 이착륙 훈련을 하는 등 대규모 실전 훈련까지 벌였다. 이번 훈련에는 우성리 인민해방군 해군사령관이 승선해 함대를 진두지휘하는 이례적인 모습도 보였다.
중국 반독점 사령탑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는 지난 23일 GM 중국 합작법인인 상하이GM에 2억100만 위안(약 348억 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NDRC 상하이지부는 “GM이 딜러들과 독점 계약을 맺어 일부 차종에 최저 판매 가격을 제시하고 나서 이보다 싼값에 파는 딜러에 불이익을 주는 등 반독점 규정을 위반했다”며 “벌금은 해당 차종의 지난해 매출의 약 4%에 이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GM은 중국 최대 자동차업체 상하이차(SAIC)와 50대 50 합작법인을 세워 중국에서 영업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이 외국 자동차업체에 벌금을 부과하는 것이 처음은 아니지만 이번 발표는 트럼프의 무역전쟁 위협에 중국이 어떻게 접근할지 심사숙고하는 시점에 이뤄져 눈길을 끈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와 관영언론, 싱크탱크들은 최근 미국에 노골적인 경고장을 보냈다. 중국 외교부는 “양국의 협력만이 유일하게 올바른 선택”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이달 사설에서 “GM이 지난해 전 세계에서 판매한 약 1000만 대 차량 중 3분의 1 이상을 중국 소비자가 구입했다”며 “트럼프는 양국의 원활한 관계가 경제에도 좋다는 점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트럼프의 강경 입장이 수그러들지는 않을 전망이다. 트럼프는 중국이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고 고율의 수입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벼르고 있다. 또 윌버 로스와 피터 나바로 등 반중국 ‘매파’ 인사들을 차기 내각에 대거 포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