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당을 결의한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 34명이 본격적인 세 불리기에 나섰다. 이들은 당내에서 탈당에 동참하지 않은 비박계와 중도성향 의원들을 설득 중이다.
특히 일부 비박계와 충청권 의원들은 유력 대선후보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합류’를 전제로 탈당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 충청권 의원은 22일 이투데이와의 통화에서 “반 총장을 영입한다면 언제든 함께할 수 있다”고 했고, 다른 비박계 의원은 “탈당이 능사가 아니다. 반 총장과 같은 유력 후보를 끌어올 수 있는지에 문제”라고 말했다.
비박계 정병국 창당준비위원장은 신당의 이름을 가칭 ‘보수신당’으로 정했다. 이달 중 탈당하는 대로 우선 국회 교섭단체로 등록할 계획이다.
외부에서는 이재오 전 의원이 이끄는 늘푸른한국당을 비롯해 손학규 민주당 전 대표, 정운찬 전 국무총리, 정의화ㆍ김형오 전 국회의장 등과 두루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국민의당과 합당 또는 연대를 모색하기 위해 여러 차례 모임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김무성 전 대표와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몇 차례 회동한 데 이어 양측 관계자들이 별도로 만나 연대 방안 등을 두루 논의했다는 후문이다. 그동안 비교적 운신의 폭이 자유로운 전직 의원들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온 것으로 알려졌다.
비박계와 연대에 부정적 의사를 밝혀온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전날 “비박계가 이런 참혹한 현실에 대해 진솔하게 사과하지 않는다면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뒤집으면 비박계의 사과와 반성이 선행될 경우 연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들이 힘을 모으면 아직 출마지를 확정하지 않은 반 총장을 끌어들이기 한결 수월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러다 보니 슬슬 다른 야당의 견제도 시작됐다. 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정치권에서 이런저런 이합집산 예측이 나오는데, 제3지대는 신기루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정의당 심상정 상임대표는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새누리당 비박계와 연대를 형성한다면 보수 정체성을 선언하는 것이고, 아마 호남에 대한 아디오스(Adiosㆍ작별인사) 선언이 되지 않겠느냐”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