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회사 일본, ‘포스트 브렉시트’ 영국 기업 사냥 나서

입력 2016-12-21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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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기업, 올 들어 37개 영국 업체 인수…파운드화 약세ㆍ미국보다 저평가된 자산 등에 M&A 매력 커져

▲영국 기업 타깃으로 한 2016년 M&A 규모 순위. 단위 10억 달러(인수액)ㆍ%(비중). 위에서부터 미국 영국 일본 호주 독일 중국 캐나다 남아공 싱가포르 홍콩. 파이낸셜타임스(FT)
▲영국 기업 타깃으로 한 2016년 M&A 규모 순위. 단위 10억 달러(인수액)ㆍ%(비중). 위에서부터 미국 영국 일본 호주 독일 중국 캐나다 남아공 싱가포르 홍콩. 파이낸셜타임스(FT)

일본 기업들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 이후 현지 기업 인수ㆍ합병(M&A)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일본 기업은 올 들어 지금까지 37개 영국 업체를 인수했으며 금액상으로는 335억 달러(약 39조 원)에 이른다고 2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금융정보업체 딜로직 집계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의 29건, 95억 달러에서 급증한 것이다.

일본은 지난 6개월간 브렉시트 과정이 매끄럽지 않을 가능성에 우려를 표명해 왔지만 아시아에서 가장 공격적인 영국 기업 구매자로 부상했다고 FT는 전했다. 현지 기업을 타깃으로 한 M&A에서 일본은 미국과 영국에 이어 3위를 차지하고 있다.

63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나가타니엔은 일본에서 오차즈케(일본 조미료의 일종)로 잘 알려진 브랜드이지만 해외에서는 존재감이 거의 없었다. 나가타니엔은 1억3000만 달러에 영국 냉동과일 제조업체 초서푸즈를 깜짝 인수했다.

소프트뱅크가 320억 달러에 모바일 칩 설계업체 ARM을 지난 7월 인수한 것이 일본의 영국 M&A 성장세에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나가타니엔과 같은 중소기업들도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첫 타깃으로 영국을 정해 활발한 활동을 보였다고 FT는 강조했다.

영국의 지난 6월 23일 브렉시트 국민투표 직후 잠시 일본 기업의 M&A 논의가 주춤했다. 그러나 은행가들은 이미 인수 협상이 재개돼 내년에도 올해와 비슷한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자동차와 생명공학 보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수가 추진되고 있다.

DC어드바이서리의 마키노 히로오 매니징디렉터는 “브렉시트로 많은 불확실성이 생겼지만 영국 파운드화 가치가 일본 엔화에 대해 크게 떨어지면서 일본 기업들은 이번을 놓치고 싶지 않은 기회로 인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영국의 안정적인 고용 환경과 미국 등의 보호무역주의 부상, 미국 기업보다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영국 자산 가치도 M&A 매력을 키우는 요인이라고 FT는 덧붙였다.

로펌 프레쉬필즈브룩하우스데링거의 에드워드 콜 매니징파트너는 “일본 관점에서 보면 현재 타이밍은 좋다”며 “세계가 보호무역주의에 휩싸이고 다른 이슈도 나타날 수 있어 지금이 시기적절하다”고 말했다.

특히 소프트뱅크는 브렉시트에 따른 파운드화 약세가 ARM 인수 이유는 되지 않는다. 브렉시트 투표 이후 소프트뱅크가 인수를 발표한 7월까지 엔화는 파운드화에 약 11% 올랐으나 ARM 주가가 16.7% 올라 이를 상쇄했다. 파운드화 대비 엔화 가치는 투표 후 지금까지 약 7% 상승한 상태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인수 발표 당시 “우리는 단지 저가 매수 기회로 브렉시트를 활용하지 않았다”며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 등 차세대 기술 주류의 핵심에 있는 기업을 인수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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