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어르신께서 저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어르신이 어렸을 때는 공부를 할 수가 없어서 글씨를 몰랐는데 기회가 생겨 초등학교 공부를 시작했고, 벌써 5년이나 됐다고 자랑스럽게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어르신께 “진짜 잘하셨어요. 그렇게 도전하는 용기가 정말 멋있으세요!”라고 격려해 드렸습니다. 연령도 높으시고 공부하기가 쉽지 않으셨을 텐데 “아주 열심히 하신다”는 어르신의 말씀을 들으며, 저 역시 많이 배웠습니다.
주변 동료에게도 어르신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이렇게 멋진 분과 통화한다”고 늘 제 일같이 자랑하곤 합니다. 지난 어버이날엔 꽃바구니와 함께 손 편지를 써서 어르신께 드렸습니다. 편지를 차근차근 읽으실 어르신의 모습을 상상하니 너무나도 뿌듯하고 기뻤습니다.
이런 시간이 어느덧 4년이 흘렀습니다. 직접 얼굴을 뵙지는 못해도 어르신의 마음을 읽을 수 있고, 그 따스함도 느껴집니다.
이제는 시간이 날 때마다 종종 안부 전화를 하고 있습니다. 어르신 목소리가 듣고 싶고 어떻게 지내실까 궁금하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어르신의 목소리만 들어도 어르신이 어떤 상태인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목소리에 힘이 없는 것 같아 여쭤보면 괜찮다고 말씀하시지만, 제 짐작대로 영락없이 몸이 안 좋으십니다. 걱정스런 마음에 다음 날에도 전화를 해 건강 상태를 여쭤보면 너무나 고마워하시면서 좋아하십니다.
‘주는 자에게 복이 있다’고 했듯이 우리 모두의 사랑을 모아 어르신들께 아낌없이 드리면, 홀로 지내시는 어르신들의 외로움을 달래 드리는 데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우리들의 작은 봉사가 아름다운 나눔의 큰 기쁨이 되어 어르신들 삶에 웃음이 끊이지 않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