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산하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서울 송파구에 마련한 복합 쇼핑단지 가든파이브 분양을 6년이 지나도록 완료하지 못해 1000억 원에 가까운 금융비용 손실을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14일 SH공사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가든파이브에 내년 3월 들어설 예정이었던 현대백화점이 최근 소송에 휘말려 입점이 불투명해졌다. SH공사 측은 현대백화점이 입점하면 그동안 논란이 됐던 공실률을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가든파이브 내의 NC백화점을 운영하는 이랜드리테일과 일부 상인들은 현대백화점 입점 장소 공사를 중단해 달라는 ‘공사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기한 상태다.
게다가 현대백화점 입점을 위해 사실상 퇴거를 강요당한 소상인 업체 20여 곳의 집단민원도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현대백화점 오픈을 통한 공실 줄이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소상인 업체가 10월 중순 서울시 산하 환경분쟁조정위원회에 제출한 민원은 서울시와 가든파이브관리단 등이 해결 방안을 내놓기까지 최소 7개월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SH공사 측은 이와 관련해 “상호 조정을 이끌어내 예정대로 현대백화점의 프리미엄 아웃렛을 개장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히고 있다. SH공사로서는 현대백화점 입점이 완료되어야 공급률 95%를 달성하고, 사업비 회수를 위한 상가 활성화 대책을 마련할 수 있다. 하지만 업계에선 현대백화점 입점이 연기되거나 자칫 무산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임종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가든파이브에 투입한 사업비 1조3168억 원 중 약 30%인 4082억 원을 6년째 회수하지 못해 발생한 금융비용 손실이 963억 원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가든파이브는 2003년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 주도하에 청계천 고가도로 철거로 일터를 잃게 된 상인의 이주를 목적으로 조성된 초대형 쇼핑단지다. 원래 목표였던 2008년 정식 개장이 2년 정도 늦춰졌고, 이후 예상보다 높은 분양가로 대규모 공실 사태를 빚었다. 서울시의 지시에 따라 입주한 상인들은 상권이 활성화되지 않아 금전적 손실을 입고 투신자살까지 하는 등 끊임없이 논란의 대상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