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최순실 게이트로 표류하고 있는 민생 챙기기 행보에 보폭을 넓히고 있다. ‘외치’뿐만 아니라‘내치’까지 아우르는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공식 업무 이틀째인 13일에는 청와대로부터 정책 분야 업무보고를 받고 권한대행으로서 첫 국무회의도 주재한다.
청와대와 총리실에 따르면 황 권한대행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청와대 수석실별로 업무보고를 받는다. 강석훈 경제수석, 현대원 미래전략수석, 김용승 교육문화수석, 김현숙 고용복지수석 등의 정책 분야 수석들이 정부서울청사를 찾아 황 권한대행에게 담당 업무와 주요 정책현안들을 보고할 예정이다.
12일에는 허원제 정무ㆍ조대환 민정ㆍ배성례 홍보ㆍ정진철 인사수석과 이관직 총무비서관이 약 30분씩 황 권한대행에게 현안을 브리핑했다. 황 권한대행은 배석자 없이 단독으로 청와대 참모들을 만나 보고를 받았으며, 기본 업무 현황을 위주로 통상적인 수준의 보고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황 권한대행은 청와대와 국무조정실 업무 조율을 통해 국정운영체계를 권한대행 중심으로 조기에 안정적으로 정착시키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다만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가결로 혼란스러운 정국을 감안해 가급적 차분하고 안정감 있게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뜻을 전했다는 것이 참모들의 전언이다.
황 권한대행은 전날 각종 회의를 주재하며 본격적인 국정관리 컨트롤타워로서의 역할도 소화했다.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방지를 위한 강력 조치와 동절기 취약계층 지원 보안대책 등을 지시하면서 민생 살피기에 나섰다. 특히 국정현안 관계장관회의를 통해서는 “그간 호흡을 맞춰온 유일호 경제부총리 중심의 현 경제팀이 책임감을 갖고 각종 대내외 리스크 및 경제 현안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달라”고 당부하며 유일호 경제팀을 사실상 유지하는 방향으로 교통정리하기도 했다. 총리실은 “현재 유 부총리 중심의 경제팀이 혼연일체가 돼 적극 대응하라는 의미로 말한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지만 사실상 인사권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앞으로도 황 권한대행은 외교ㆍ안보는 물론, 민생 현안과 인사까지 광폭 행보를 보이며 대통령의 빈 자리를 메워나갈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14일에는 국회를 방문해 정세균 국회의장과 정국 수습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다. 여권 관계자는 “노무현 대통령 탄핵 때 고건 당시 총리는 관리형에 머물렀지만 황 권한대행에게 주어진 상황은 다르다”면서 ‘황교안 대안론’과 맞물려 적극적 행보가 이뤄질 것임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