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둘째 주(5~9일) 코스피지수는 전주보다 2.74%(54.08포인트) 오른 2024.69로 마감했다. 5일 이탈리아 개헌 부결, 6일 재계총수의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 출석, 9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 등 국내외 굵직한 정치권 이슈가 몰리면서 불확실성이 높았지만 흔들리지 않고 소폭 상승세를 보인 것이다.
투자자별 매매동향을 보면 한 주간 외국인은 2767억 원, 기관은 1조168억 원을 각각 사들이는 동반 순매수를 통해 지수를 끌어올렸다. 반면 개인은 1조2331억 원을 순매도했다.
◇‘탄핵’에 요동친 정치테마주 = 박 대통령 탄핵이라는 거대한 정치권 이슈로 그 어느 때보다 정치테마주가 요동쳤다. 특히 기존 문재인·반기문 등 대권 주자뿐만 아니라 박 대통령 부재 시 권한대행을 맡는 황교안 국무총리 관련주까지 상승 순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한 주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인 종목은 제일약품이다. 전주보다 무려 41.21%나 올랐다. 이 같은 급등은 제일약품이 이달부터 화이자의 발기부전치료제인 ‘비아그라’의 유통을 맡게 될 것이라는 소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당초 유통을 맡았던 안국약품은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초 기대보다 높은 상승세를 보이면서 한국거래소는 이 같은 시황 변동에 대해 조회공시를 요청했다. 공시시한은 12일 오후 6시까지다.
‘반기문 테마주’로 알려진 동양물산은 23.42%나 상승했다. 특히 박 대통령 탄핵 표결이 시행된 9일 하루만에 605원(29.80%) 오른 2635원에 거래를 마쳤다. 탄핵안 가결이 유력해지고 조기 대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여권 내 유일한 대권주자로 분류되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테마주가 급등했다는 분석이다. 동양물산은 이른바 ‘원샷법(기업활력제고를 위한 특별법)’ 승인 1호 기업으로 유명하며, 지난 9월 산업은행이 인수자금 160억 원을 지원한 바 있다.
스포츠 판권사업 및 스포츠마케팅 사업을 하는 갤럭시아에스엠은 전주 기록한 1725원보다 370원(21.45%) 오른 2095원으로 한주를 마감했다. 황교안 국무총리 연관성이 제기되는 등 정치테마주로 분류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급등했다는 분석이다.
문재인 테마주로 분류되는 에이엔피도 탄핵정국을 틈타 2280원에서 2670원으로 390원(17.11%) 급등했다. 에이엔피는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친분이 있는 송철호 변호사가 사외이사로 재직 중이다.
동국제강은 9930원에서 한주 만에 1820원(18.33%) 오르며 1만1750원으로 마감했다. 이미 지난달부터 외국인 매수가 집중되면서 인프라 공약을 내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수혜주’로 주목받았다. 특히 지난 6일 원샷법으로 후판공장을 매각할 수 있도록 승인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하루만에 13.73% 급등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한국콜마(14.19%), 선도전기(14.16%), 평화산업(14.09%), 코스맥스비티아이(13.87%), 코스맥스(12.75%) 등이 상승했다.
◇한미약품·한미사이언스 급락… 바이오·제약株 악몽은 현재진행형 = 한미약품의 늑장 공시 사태로 인한 악재는 지난주에도 이어졌다. 한미약품의 최대주주인 한미사이언스는 전주 7만1500원에서 1만1300원(-15.80%) 하락한 6만200원으로 마감했다. 특히 지난 8일 검찰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한미사이언스 임원을 상대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한미약품도 지난주 하한가가 이어졌다. 지난주 34만7500원에서 31만 원으로 3만7500원(-10.79%) 떨어졌다. 한미약품은 지난 7일 얀센에 기술수출한 비만당뇨 신약의 임상시험이 잠정 지연됐다는 소식이 악재로 작용했다.
진양폴리는 작년 8월 화재 사고로 매매거래가 정지된 이후 1년4개월만인 8일 거래를 재개해 눈길을 끌었다. 거래정지 전인 2800원으로 시작했지만 이틀 연속 하락하며 2510원으로 290원(-10.36%) 떨어졌다.
이밖에 제이준(-11.46%), STX(-10.43%), JW홀딩스(-9.80%), 세원정공(-9.70%), 기신정기(-9.65%), 신한(-9.09%), 청호컴넷(-8.00%) 등이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