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8년 12월 9일 아홉 살이었던 초등 2학년생 이승복은 울진·삼척을 통해 침투한 북한 남파공작원에 의해 그의 어머니, 두 여동생과 함께 살해당했다. 공교롭게도 그날은 이승복(1959.12.9~1968. 12.9)의 생일이었다.
조선일보는 이승복이 “우리는 공산당이 싫어요”라며 남파공작원에게 항거하다가 죽임을 당했다며 12월 11일자에 ‘“공산당이 싫어요” 어린 항거 입 찢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이승복은 반공을 내세웠던 박정희 정권에 의해 신화의 주인공으로 영웅화됐으며 책과 영화, 만화 등을 통해 전파되고 전국 초등학교에 동상이 세워지기도 했다.
하지만 1992년 김종배 미디어오늘 편집국장이 계간 ‘저널리즘’ 가을호에 게재한 ‘이승복 신화는 이렇게 조작됐다’라는 기사에서 조선일보의 기사를 ‘작문’이라고 비판했다. 또 1998년에는 김주언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이 서울과 부산에서 ‘오보 전시회’를 열어 김종배의 기사를 전시했다. 이후 미디어오늘과 월간 말을 통해 ‘오보 내지는 작문’이라는 주장을 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조선일보는 김주언, 김종배 두 명을 명예훼손으로 형사 고소했다. 2004년 서울중앙지방법원 항소심 재판부는 김주언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김종배에게는 무죄를 선고했다. 2006년 11월 대법원에서 원심을 유지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사건이 마무리됐다. 그 기사를 쓴 조선일보 기자는 나중에 언론계를 떠나 총무처 대변인으로 활약한 강인원 씨다.
이승복의 반공정신을 기리기 위해 강원도 평창에 세운 이승복기념관에는 그의 생애를 기록한 유화와 살인 만행을 저질렀던 북한 공산군의 장비뿐만 아니라 이승복이 살던 집, 학교 모형도 복원해 전시하고 있다.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을 소개하기 위해 만든 자연학습 전시장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