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이 ‘비선실세’ 최순실(60ㆍ구속기소) 씨의 국정농단 사건으로 큰 정신적 고통과 충격을 받았다며 박근혜 대통령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냈다.
법무법인 인강의 곽상언(46ㆍ사법연수원 33기) 변호사는 시민 5000여 명을 대리해 박 대통령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청구금액은 1인당 50만 원으로, 총 25억 원이다.
곽 변호사 등은 “대통령이 국민의 말씀을 듣지 않아 소장의 형태로 ‘국민의 말을 들어달라’고 소송을 냈다”며 “나름대로 연구해서 법리검토를 마쳤다”고 말했다. 이들은 소장에서 “대통령이 헌법에 근거해 권력행사를 하지 않을 경우 정치적 책임뿐만 아니라 국민 개개인 관계에서 민사상 불법행위로 구성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통령으로서 한 일은 직무상 행위로, 사적거래나 개인의 불법행위가 아닌 이상 국민 모두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최 씨 국정농단 사건과 박 대통령의 거짓 해명으로 큰 충격을 받고 수치스러움과 자괴감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곽 변호사는 국민의 정신 공황상태를 보여주는 진단서나 경위서 등을 제출할 계획이다. 위자료 역시 검찰 수사 기록 등을 검토해 다시 산정할 수 있다고 했다.
곽 변호사는 “설령 소송에서 진다고 해도 국민의 뜻을 전달하는 하나의 방편이 될 수 있다”며 소송의 의미를 설명했다.
그는 추가로 소송 참가인을 모집해 소송을 이어갈 예정이다. 곽 변호사는 “현재까지 소송을 신청한 분들이 1만 명에 다다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달 22일부터 별도 홈페이지를 만들어 소송 참가인을 모집해왔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 변호사는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로 한국전력공사가 부당이득을 취했다며 소비자들을 대리해 소송을 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