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최고치 경신… ‘다우’가 부러운 ‘코스피’

입력 2016-12-06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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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伊 리스크…또 정치이슈에 휘청인 증시

증시가 국·내외 굵직한 정치변수에 잇따라 몸살을 앓고 있다. 이번에는 ‘이탈렉시트(이탈리아의 유럽연합 이탈)’ 우려가 문제가 됐다. 앞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이탈), 최순실 게이트, 트럼프 당선 등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약세를 보인 바 있다.

5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7.25포인트(0.37%) 떨어진 1963.36으로 마감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선거 당선으로 시장에 불안감이 확산됐던 지난달 9일(1958.38)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이날 장 시작에 앞서 이탈리아 국민투표 출구조사 결과가 전해진 영향이다. 이탈리아 국민의 약 59.95%가 반대표를 던졌고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는 패배를 시인하고 사임했다. 정치적 불확실성에 이탈리아 은행들이 연쇄 파산할 수 있다는 불안이 고조됐고, 렌치 총리의 반대진영이 주장하는 유럽연합 이탈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됐다.

코스피는 앞서 영국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이탈) 국민투표가 가결됐던 6월 24일 하루만에 61.47포인트(-3.09%) 급락하기도 했고, 지난달 미국 대통령 선거날에도 45포인트(-2.25%) 떨어지기도 했다. 여기에 지난달 국내 정국을 뒤흔든 ‘최순실 게이트’가 더해지며 증시 부침은 더 커졌다. 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진 10월 하순 경 코스피는 연일 두 자릿수 낙폭을 보인 바 있다.

반면 정치 이벤트를 두고도 미국 등 전세계 주요국 흐름은 국내 상황과 다른 분위기다. 양호한 거시경제 지표가 뒷받침되고 있는 미국의 경우 정치 불확실성이 증시의 상승추세를 훼손하지 않고 있다. 미 연준도 긍정적인 경제지표를 바탕으로 이달 금리인상을 준비하고 있는 중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정치이벤트 자체가 많기도 했지만 코스피는 부정적인 영향이 특히 부각됐다”며 “그만큼 국내 경제성장률이나 증시에 대한 투자자들의 확신이 부족하다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 관계자들은 이번 이탈리아 국민투표 결과에 따른 증시의 변동성이 장기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브렉시트나 트럼프 당선 때와 달리 시장이 이미 결과를 예상하고 있었던 만큼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시각이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탈리아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 금리도 10월부터 상승했다가 오히려 최근에는 하락하는 모습”이라며 “코스피 약세가 장기화할 소지는 크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 금융시장은 하루만에 이탈리아 국민투표 영향을 털어내는 모습이다.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는 금융주가 랠리를 이끌면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5.82포인트(0.24%) 상승한 1만9216.24를, S&P500지수는 12.76포인트(0.58%) 오른 2204.71을, 나스닥지수는 53.24포인트(1.01%) 상승한 5308.89를 각각 기록했다.

국내 증시도 6일 오전 9시 25분 현재 전 거래일 대비 21.86포인트(1.11%) 오른 1985.21를 기록하며 이탈리아 리스크가 불거지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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