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정부가 폭등하는 물가에 대응해 고액권 지폐 6종을 발행한다.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이 500, 1000, 2000, 5000, 1만, 2만 볼리바르 단위 지폐 6종 발행한다고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오는 15일부터 유통할 예정이다. 현재 베네수엘라의 가장 큰 화폐 단위는 100볼리바르다.
지난달 베네수엘라의 볼리바르화 가치는 달러화 대비 60% 가까이 하락했다. 달러당 1547볼리바르였던 것이 한 달 새 3480볼리바르까지 떨어졌다. 화폐 가치가 급락하면서 물가 역시 걷잡을 수 없이 치솟았다. 상점 상인들이 현금 세기를 포기하고 지폐를 저울에 재는 모습을 연출할 정도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내년 베네수엘라의 인플레이션율이 1660%라고 발표했다. 정부는 조만간 물가 안정을 위한 정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기록적인 인플레이션 앞에서 무력했다. 시중에 현금이 돌지 않는다는 이유로 지난여름 볼리바르를 100% 더 풀었다. 이후 볼리바르 가치는 폭락했다.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에 따르면 11월 중순 볼리바르 유통량은 1년 전보다 130% 증가했다. 지난 10월 말 최저임금은 40% 올랐지만 서민들의 구매력을 높이기엔 역부족이었다. 생활고는 계속되고 식료품 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베네수엘라의 제우스 파리아 무역투자장관은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산유량 감축 합의가 한 줄기 희망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베네수엘라는 수출의 95%를 원유에 의존한다. 그동안 산유국들의 공급 과잉이 저유가를 초래했고, 산유국 중 하나인 베네수엘라의 수입 감소로 이어졌다. 다행히 OPEC이 감산에 합의하면서 유가 하락은 제한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파리아 장관은 내년 베네수엘라의 석유 수입은 80억~90억 달러(약 9조3000억~10조5000억 원) 증대될 것으로 기대했다. 파리아 장관은 “우리는 새로운 도전과 환경 속에서 적합한 정책을 채택하고 수정하는 일을 반복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을 잡고 경제를 안정화해 내년 경제성장률을 1.5~2%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