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강정호, 과거 사례로 본 WBC 출전 가능성은?

강정호 (29·피츠버그 파이리츠)가 음주운전 혐의로 경찰에 입건되면서 내년 3월로 예정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 여부에 관심이 모아졌다. 앞서 해외 원정 도박 혐의로 벌금형을 받은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 카디널)에게도 KBO는 출전 제한 징계를 내린 바 있다.

▲피츠버그 파이리츠의 강정호(29·사진) 선수가 음주운전 후 운전자를 바꿔치기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사고 당시 강정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84%로 면허 정지 수준이었다. 아래 사진은 사고 차량의 모스. (출처=YTN 관련 보도 캡처)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일 강정호의 입건 사실이 알려진 후 이를 김인식 대표팀 감독에게 보고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KBO 측은 메이저리거인 강정호에게 KBO에서 징계를 내릴 수 있는지를 검토 중이다. KBO는 전날 WBC 조직위원회에 예비 명단 50인을 제출했고 강정호는 유경수 겸 타자로 포함된 상태다.

KBO는 앞서 해외 원정 도박으로 법원 벌금형을 받은 오승환에게 징계를 내린 적이 있다. 당시 징계 수위는 ‘KBO리그에서 한 시즌 경기의 50%에 출장할 수 없다’였다. 그러나 오승환은 곧바로 해외로 진출해 이 징계를 사실상 받지 않았다.

강정호의 혐의가 인정될 경우 KBO는 징계 및 대표팀 자격 유지와 관련해 오승환의 선례를 고려할 것으로 전망된다.

강정호의 소속팀인 피츠버그는 이날 프랭크 코넬리 사장 명의의 성명을 통해 공식 입장을 밝혔다.

코넬리 사장은 “강정호가 서울에서 심각한 혐의에 연루된 것을 파악했다. 우리는 강정호 및 그가 이번 일에서 보여준 일련의 결정에 극도로 실망했다”고 밝혔다.

강정호는 이날 오전 2시 48분쯤 혈중알코올농도 0.084%인 상태로 숙소인 서울 삼성동 ㄱ호텔로 향하다가 삼성역 사거리에서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달아난 혐의(도로교통법 위반)를 받고 있다. 0.084%는 면허 정지에 해당하는 수치다.

그는 동승했던 지인에게 음주 사고 처리를 떠넘기고 자신은 숙소로 들어가버렸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차량 블랙박스를 확인해 운전자가 강정호라는 사실을 파악하고 그를 경찰서로 불러 직접 조사했다. 강정호는 인근 지인 집에서 술을 마신 뒤 숙소로 향하다 사고를 냈다고 진술해 음주 운전 혐의를 시인했다.

강정호는 이날 오후 매니지먼트사인 리코스포츠에이전시를 통해 “저에게 실망하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과문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