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채권왕’으로 불렸던 빌 그로스와 ‘신(新) 채권왕’ 제프리 군드라흐가 최근 금융시장에 나타나는 이른바 ‘트럼프 랠리’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빌 그로스 야누스캐피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감세와 인프라 투자 등을 내세우는 트럼프의 경기 부양책 효과는 일시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월가 유명 투자자 출신 스티븐 므누친 재무장관 지명자를 필두로 감세와 인프라 관련한 재정지출 확대, 규제 완화 등으로 경제 성장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그로스는 “결국 미래 경제 성장을 좌우하는 것은 생산성인데 미국의 생산성은 지난 몇 년간 정체됐고, 좀처럼 개선될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로스는 “인구 고령화를 비롯한 사회구조적 문제, 달러 강세, 최근 전세계에 확산되고 있는 반세계화 정책, 거의 모든 국가에서 빠른 속도로 국가 부채 비율 등이 각국의 생산성을 연 1% 수준으로 제약할 것”이라면서 “실질 국내총생산(GDP)도 연 2% 수준에 그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도 다우지수는 상승세로 장을 마쳤다. 미국 증시는 지난달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된 이후 16일간 13일 연속 상승했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금리는 미국 대선 이후 2009년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하는 등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10년물 국채 금리는 2.45%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채권금리가 오른다는 것은 그만큼 채권 가격은 내려간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그로스는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달 말까지 거의 2.5%로 오를 수 있다”면서 “투자자들은 현금이나 현금성 대체물(cash alternatives)로 옮겨가야만 한다”고 말했다.
신 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군드라흐 더블라인 최고경영자(CEO) 역시 트럼프 랠리를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정책 기대감으로 최근 급등세를 보였던 달러나 채권금리 등이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군드라흐는 “투자자들이 곧 후회하는 시기가 올 것”이라며 “달러 가치는 떨어질 것이고, 채권 금리 역시 정점을 찍고 내림세를 보일 것이며, 증시는 정점을 찍었으며 금은 단기간에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