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모바일 퍼스트(mobile-first)에서 인공지능-퍼스트(AI-first)로 이동하고 있다”
구글코리아는 29일 서울 역삼동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구글포토와 구글번역의 AI 기반 신규 서비스를 소개하는 자리에서 순다 피차이 구글 CEO의 말을 서두에 인용했다.
피차이 CEO는 올해 알파벳 1분기 실적발표에서 구글의 비전을 AI-퍼스트라고 소개하고, 이를 위해 구글의 강점인 ‘검색 기능’이 이용자들의 생활에 도움을 주는 ‘지능적인 비서’로까지 발전할 수 있도록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구글코리아가 발표한 구글포토‧구글번역의 신규 서비스들도 피차이 CEO가 언급한 모바일 디바이스를 사용해 인공 지능을 구현하려는 구글의 여정 상에 있다.
◇언어장벽이 없는 세계를 꿈꾼다…구글 신경망 기계번역 기술
이날 간담회에서 버락 투로프스키 구글 번역 총괄은 “인터넷 모든 정보 50%는 영어로 돼 있고, 전 세계 영어 구사 인구는 20%”라며 “세계 인구 상당수에게는 언어장벽 때문에 인터넷 정보가 전혀 유용하지 않다고 생각해 구글은 번역에 많은 투자를 해왔다”며 구글 번역을 소개했다. 출시된 지 10년 만에 구글번역은 현재 103개 언어를 지원하고 있다.
이날 투로프스키 총괄은 AI기술로 진화한 번역 기능에 대해 설명했다. 최근 구글은 신경망 기계번역(Google Neural Machine Translation, GNMT) 기술을 구글번역에 적용해, 문장을 쪼개 단어별로 번역하던 PBMT(Phrase-Based Machine Translation)에서 문장을 통째로 번역하는 단계로 나아갔다. 그 결과 번역 품질은 한층 정확하고 자연스러워졌을 뿐만 아니라, 번역 데이터가 누적됨에 따라 계속 고도화될 전망이다.
그는 구글이 시도하고 있는 ‘다중언어 트레이닝’ 기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다중언어 트레이닝은 번역 신경망을 훈련시킬 때 여러 언어로 한꺼번에 트레이닝을 진행하는 것을 뜻한다. 그는 “영어 번역 훈련을 할 때, 비슷한 언어구조를 가진 터키어, 한국어, 일본어를 하나의 모델로 묶어서 트레이닝을 진행했다”며 “이를 통해 한국어나 일본어, 일본어나 터키어 사이에 직접적인 트레이닝이 이뤄지지 않아도 이들 간의 번역이 가능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워드렌즈’ 기술은 간담회장의 큰 반응을 이끌어냈다. 번역 앱에서 카메라 번역 기능을 켜면, 텍스트에 카메라를 대는 순간 곧바로 지정된 언어로 텍스트가 번역된다. 이탈리아를 여행하던 여행자가 현지어 표지판에 카메라를 갖다 대면 모국어 표현으로 바뀐다.
투로프스키 총괄은 “구글 번역에 GNMT 기술을 적용한 결과 오류율은 55%에서 85%가량 현저히 감소했다”며 “기계번역은 아직은 미완성이나, GNMT 기술은 번역사에 분명히 의미 있는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한 사진 관리에 적합한 ‘구글 포토’와 ‘포토스캐너’
같은 날 제임스 갤러거 디렉터는 화상 회의를 통해 구글 포토와 포토스캐너의 신규 서비스를 소개했다. 작년 5월 출시한 구글포토는 클라우드 기반의 사진 관리 서비스다.
갤러거 디렉터에 따르면 구글포토에서 머신러닝은 분류 및 검색 기능에 적용된다. 그는 “AI는 랜드마크를 기준으로 사진 속의 장소를 인식한다”며 “데이터 트레이닝을 통해 AI는 스스로 랜드마크나 인물 등을 분석‧분류하는 능력을 고도화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술이 적용된 ‘구글 포토어시스턴트’는 사진들을 결합시켜 콜라주를 만들거나, 가장 좋은 사진을 추려서 베스트 앨범이나 동영상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아이가 잠자는 순간을 찍은 사진만 모아서 동영상 자동으로 만들어주고 자동으로 자장가가 BGM으로 깔리는 식이다.
구글 포토와 별도의 앱으로 최근 출시된 구글 포토스캐너는 오래된 아날로그 사진을 고해상도 디지털 사진으로 전환해준다. 기존의 스마트폰 스캐너앱과는 달리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적용해 백색광 제거 기능과 크롭핑(자르기) 기능을 갖춤으로써 아날로그 원본을 능가하는 디지털 복사본이 생성된다. 또 구글포토와 연동을 통해 사진을 이용자가 일일이 태그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분류되고 손쉽게 공유할 수 있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