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ㆍ바이오주들이 장기 침체기에 빠진 가운데 바이넥스가 대규모 중국 투자를 얻어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이번 바이넥스의 중국발 모멘텀이 업계 전반에 훈풍을 몰고 올지 이목이 집중된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바이넥스는 이날 2269억1676만 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바이넥스는 중국 칭화홀딩스 산하 동방강태산업그룹(Tongfang Kontafarma Holdings Limited)으로부터 2110억 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 받게 됐다.
동방강태산업그룹은 홍콩에 위치한 회사로 모회사가 칭화홀딩스다. 칭화홀딩스는 칭화대학교가 자금펀드운영을 위해 설립한 투자지주회사다. 국영기업인데다가 시진핑 주석의 모교로 국가 주도 사업을 진행하는데 유리한 위치에 있다.
칭화홀딩스는 앞서 자회사 칭화자광그룹을 현지 반도체 국영기업인 우한신신과 합병하고, 총 300억 달러(약 35조 원) 규모의 투자를 계획하기도 했다. 이 같은 자금력을 바탕으로 바이오사업을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규정하고 투자를 시작한 단계다.
특히 칭화홀딩스의 바이오사업을 진두지휘하는 황위 칭화동방그룹 회장이 바이넥스의 경험과 실적을 인정해 파트너사로 채택했다고 알려져 관심을 끈다. 칭화동방그룹은 칭화홀딩스 전체 자산의 60% 이상을 소유하고 있다.
바이넥스 측은 “중국 바이오 시장은 아직 초기 형태로 엄청난 투자비용이 집중되고 있다”며 “이런 형태의 계약은 사실상 최초의 일로 현지 바이오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바이넥스의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위탁생산(CMO)산업이 추진력을 얻을 전망이다. 바이넥스의 주력 사업인 CMO부문은 그간 국내와 일본에 국한돼 있었다. 향후 전 세계 20%를 차지하는 중국 바이오 시장에 미리 진출했다는 점에서 긍정적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회사 측은 “조달한 자금은 중국 현지 사업에 투자하는 동시에 지난해 한화케미칼로부터 인수한 오송 바이오 공장에도 투자할 계획”이라며 “파트너사가 국영기업이라는 점에서 (현지 투자 계획에) 정책적인 이점도 분명히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바이넥스의 이번 대규모 투자 유치는 침체기에 빠진 제약ㆍ바이오업종에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올해 터진 한미약품 사태 등으로 제약ㆍ바이오업종의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진 상황이다.
또 한반도 사드 배치에 따른 보복으로 국내 기업의 현지 진출이 규제에 얽혀 있다는 점에서도 이번 바이넥스의 대규모 중국 투자유치는 큰 의미를 갖고 있다.
신재훈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제약ㆍ바이오업종은 타 국가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밸류에이션과 업종 내 부정적 이슈가 많아 부진했다”며 “이제는 R&D 비용의 추이가 중요하다. 시장의 색깔이 변한만큼 실적과 비용투입 대비 성공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