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총리 인선, 개헌, 어느 것 하나 시급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이 세 가지 트랙은 동시에 가야 합니다.”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자는 25일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국정농단’사태로 혼란한 현 정국을 수습할 해법을 이같이 제시했다.
이달 2일 국무총리에 지명된 이후 한 달 가까이 내정자 신분을 유지하고 있는 김 내정자는 본인의 자리가 ‘유명무실’해진 곤란한 상황이지만 총체적 위기를 맞고 있는 나라 걱정이 먼저였다. 자신들의 실리만 따지는 정치권을 향해 쓴소리도 던지면서 혼돈의 시국을 수습할 의견을 소신 있게 풀어냈다.
김 내정자는 우선 “박근혜 대통령에게 국정농단 사태의 책임을 묻고, 동시에 총리를 빨리 뽑아 국정을 챙겨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한편으로는 개헌을 통해 미래를 설계하는 작업도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내정자는 하야를 생각하지 않는 대통령의 책임을 따져 물을 수 있는 방법은 ‘탄핵’뿐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철도파업 사태가 60일이 지나 물류시장에 문제가 발생해도 정부는 아무런 조치도 못하고 있다”면서 “경제의 체질 개선이 시급함에도 산업 구조조정은 내팽개쳐진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정 컨트롤타워 부재로 인한 국정공백을 메우기 위해서라도 “총리를 세우는 일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 내정자는 여야 합의 총리가 새로 추천되면 “거침없이 물러나겠다”고 선언했지만, 황교안 총리대행 체제로는 국정동력을 살리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개헌과 관련해서는 “대통령의 권능과 책임을 일치시켜야 더 이상 만신창이 나오지 않는다”면서 내각제로의 개헌을 주장했다. 대안으로는 여야 정치권, 시민사회가 들어오는 ‘거국중립내각’ 카드를 제시했다.
김 내정자는 “내각제는 재벌 등의 경제력 집중 문제가 정치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에서 조심스러운 면이 있다”면서도 “집단소송제 도입, 소액주주 권한 확대, 기업의 회계 투명성 제고와 같은 대기업의 통제 장치를 좀 더 갖추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