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청와대 ‘문고리 3인방’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의 위세는 나는 새도 떨어뜨릴 정도였다.
안 전 비서관이 실질적인 문고리 역할을 시작한 건 2007년 대선 훨씬 이전부터다. 그는 박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부터 5급 비서관으로 있으면서 밀착 수행했다. 박 대통령과 사람들을 잇는 핫라인으로, 박 대통령과 만나거나 연락을 하려면 그를 거쳐야했다. 그의 맘에 들지 않으면 박 대통령과는 통화 자체가 불가능했다. 외부인사 뿐 아니라 친박계 의원들도 “안봉근이 전화를 바꿔주지 않는다”며 불만을 터뜨리는 경우가 많았다.
특유의 강한 인상에 성격도 호전적이어서 박 대통령에 다가가 질문하려는 기자들을 힘으로 밀쳐내면서 여러 차례 다툰 적도 있다.
또한 안 전 비서관은 국회의원을 사실상 하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멀찌감치 떨어져 있는 의원을 손가락 하나 까닥해 부르기도 했다. 지목된 의원은 멀리서부터 뛰어와 그의 입에 귀를 대고 경청하는 경우가 자주 목격됐다.
한 의원은 “안봉근의 행동은 안하무인”이라며 “나도 당했는데, 창피해서 어디에다 말도 못 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모 재선 의원의 경우 그가 손짓하며 부르자 달려가 90도 가까이 허리를 숙이며 아부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의 ‘복심’으로까지 불렸던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 역시 안 전 비서관을 대할 땐 저자세로 일관했다고 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안 전 비서관은 이정현 대표가 청와대 홍보수석으로 있을 때에도 상급자인 이 수석을 제대로 예우하지 않았고, 불러다가 ‘보좌를 잘하라’는 식으로 나무라기도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