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지난해 있었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찬성한 이후 지금까지 5900억 원에 육박하는 평가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최근 ‘최순실 게이트’로 다시 주목받는 상황이다.
20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보유한 합병 삼성물산 보유 주식가치는 지난 18일 종가 기준 1조5186억 원으로 옛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전의 양 사 지분가치(2조1050억 원)와 비교해 27.86%(5865억 원)나 축소됐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7월 두 회사가 합병하기 직전에 옛 삼성물산 지분 11.61%와 제일모직 지분 5.04%를 보유했다. 합병 후 출범한 삼성물산 지분으로 현재 5.78%를 들고 있다.
국민연금은 제일모직보다 옛 삼성물산 보유 지분이 더 많은 상황에서 합병비율이 제일모직 1주당 옛 삼성물산 0.35주로 결정되는 바람에 다른 주주들과 비교해 손실률이 더 높을 수밖에 없다.
옛 삼성물산의 지분을 더 많이 갖고 있었던 삼성SDI, 삼성화재 등 삼성 계열사들과 삼성 측 ‘백기사’ 역할을 맡았던 KCC도 옛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불리하게 책정된 합병비율로 인해 현재 10%가 넘는 평가손실을 보고 있다.
그러나 합병 당시 제일모직 지분만 23.24% 갖고 있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현재 평가손실이 7.8% 수준이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의 손실률도 각각 11.5%로 국민연금보다 낮은 편이다.
국민연금이 합병 전의 지분가치를 회복하려면 통합 삼성물산 주가가 19만1000원을 넘어야 한다. 그러나 통합 삼성물산 주가는 합병일인 작년 9월 1일 이후 한 차례도 17만 원을 넘지 못했다.
반면 국민연금은 지난해 6월 합병안에 반대했던 SK㈜)와 SK C&C 보유 주식에서는 수익을 올리고 있다.
국민연금이 현재 보유한 합병 SK 주식 자산은 1조2994억 원어치로 합병 직전 SK와 SK C&C를 합친 보유 주식 가치(1조2970억 원)보다 0.18% 늘어났다.
국민연금은 합병 직전 SK 지분 7.19%와 SK C&C 지분 6.9%를 보유했다. 합병 후 출범한 SK 지분은 7.39%를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