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은 최근 내년 지하철 안전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예산 1411억 원을 편성해 스크린도어·노후시설·전동차 교체에 나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내년도 예산을 편성하면서 안전분야에 최우선을 뒀다고 강조했다. 스크린도어에서 잇단 인명사고가 발생한 후 부랴부랴 시설교체에 나서 뒷북대책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서울시는 지하철 5호선 김포공항역·광화문역·왕십리역 등 고장이 잦았던 역사의 스크린도어를 전면 재시공한다. 올해 예비비 124억 원을 투입해 재시공을 시작하며, 내년엔 예산 23억 원을 늘려 147억 원을 편성해 보강에 나선다.
우선 서울시는 스크린도어 전수조사 결과와 전문가 의견을 반영해 시설 노후도, 구조적 결함, 시스템 불량 등 안전관리에 취약한 역사를 김포공항역 1개 역사에서 9개 역사로 확대 결정하고, 스크린도어를 전면 재시공한다. 김포공항역은 올해 안으로 공사를 발주해 내년 3월 우선 완료한다.
비상시 승객의 탈출을 막는 스크린도어의 고정문도 내년에 4004개를 우선적으로 교체한 뒤 2021년까지 총 1만6710개를 교체할 계획이다. 구의역 사고처럼 승강장 내에서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는 위험을 막기 위해 스크린도어 센서도 레이저로 교체한다. 내년 예산 54억 원을 편성해 올해보다 3억 원 늘렸으며, 내년까지 스크린도어 1만1351곳에 레이저센서를 설치한다. 지하철 노후시설과 전동차도 교체한다. 올해 교체 예산 725억 원에서 약 500억 원 늘려 내년 예산 1210억 원을 편성했다. 지하철 1~4호선 노후시설 재투자에 1085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앞서 새마음포럼과 (사)새마음안전실천중앙회 등의 시민단체들은 “지하철 사고는 서울메트로와 그동안 지하철 안전예산을 줄였던 서울시에 원인이 있다”며 사고의 모든 원인을 중앙정부 예산 탓으로 돌리는 박 시장을 비난한 바 있다. 김포공항역 승객 사망 사고 이후 악화된 여론에 밀려 마련한 시설 투자인 만큼 앞으로 안전대책이 제대로 마련될지 의심의 눈초리가 강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