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주식형펀드와 헬스케어펀드가 살아날 조짐이다. 국내외 불확실성으로 자금 이탈이 지속됐던 국내 주식형펀드로 뭉칫돈이 유입되는가 하면 헬스케어펀드는 지난 1주일 동안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16일 금융투자협회와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1일까지 7거래일 연속 국내 주식형펀드로 자금이 순유입됐다. 미 대선 결과가 발표된 지난 9일 코스피와 코스닥이 동반 급락하고 펀드자금 유출이 두드러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당선 직후 10~11일 이틀간 4002억 원이 몰린 데 이어 지난 1주일 동안 6700억 원이 새롭게 들어왔다.
순유입 자금의 절반가량인 3700억 원은 일반 주식형펀드 대비 위험성이 낮고 단기투자 성격이 강한 상장지수펀드(ETF)로 몰렸다. ETF는 원하는 가격과 수량으로 주식시장에서 실시간 매매가 가능한 상품이다. 14일에도 국내 주식형펀드와 ETF에 각각 3400억 원, 2400억 원이 들어오며 자금 유입세가 지속됐다.
한미약품 사태로 부진했던 헬스케어펀드는 수익률이 급등했다. 트럼프가 오바마케어 폐지 및 대체법안 입법을 추진함에 따라 약가 인하 리스크가 축소된 데 따른 것이다. 14일 기준 헬스케어펀드 수익률은 7.78%로 테마펀드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김재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으로 그동안 헬스케어 발목을 잡았던 규제 리스크가 제거됐다”며 “헬스케어 업종은 타 섹터 대비 높은 외형 성장과 이익 증가가 전망된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트럼프 정부의 세부 정책 방향이 결정될 때까지 자금 유출입 관련 변동성은 클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의 자금 이동은 미 대선이라는 불확실성 해소에 따른 일시적 흐름이라는 분석이다.
유동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정치적 불안감 상승과 증시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해졌다”며 “정치적 요소가 시장을 짓누르고 있지만 미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 지수와 서비스업 지수 등 글로벌 경기지표가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점은 중·장기 주식시장 반등을 뒷받침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1조 달러 규모 인프라 투자 및 금융시장 유동성 부여 등 트럼프 공약을 미뤄볼 때 글로벌 증시 투자처 중 미국은 절대적으로 충분한 비중을 가져가야 한다”면서 “단기적으로 일본 증시 하락이 예상되지만 지속적인 일본 비중 확대 전략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