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0대 그룹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투자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4%나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개별 그룹으로는 현대차그룹의 투자 감소액이 9조 원을 넘었고 삼성, SK, GS그룹순으로 감소 규모가 컸다.
15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30대 그룹 257개 계열사의 올 3분기까지 유ㆍ무형자산 투자액을 집계한 결과, 총 45조3289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9조6424억 원)보다 14조3135억 원(24.0%) 감소했다.
특히 설비 증설 등을 의미하는 유형자산 투자가 급감했다. 유형자산 투자는 작년 3분기 누적 54조3473억 원에서 올해는 39조7356억 원으로 26.9% 감소했다. 유형자산 투자는 전체 투자액의 87.7%를 차지할 만큼 절대적이다. 반면 무형자산투자는 5조2951억 원에서 5조5934억 원으로 5.6% 증가했다.
30대 그룹 중 18개 그룹이 투자를 줄였다. 특히 삼성, 현대차, SK 등 3대 그룹의 투자 감소가 두드러졌다. 투자가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현대차그룹이다. 지난해는 3분기까지 15조2649억 원을 투자했지만, 올해는 5조8306억 원에 그쳤다. 투자액 감소액은 9조4343억 원(61.8%)이다.
이에 대해 현대차는 지난 2014년에 인수한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전 부지 대금이 대부분 지난해 반영되면서 지난해 3분기에 유형자산 투자액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투자 감소 규모가 두 번째로 큰 곳은 삼성이다. 삼성은 지난해 3분기까지 14조9261억 원을 투자했지만 올해 3분기까지는 12조945억 원에 그쳐 2조216억 원(13.5%) 줄었다.
다만, 삼성전자는 콘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시설 투자는 역대 최대인 27조 원 이상으로 예상되며, 특히 내년 대규모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OLED사업에 대한 선제적인 투자와 V-낸드 수요 강세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 확대를 추진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는 4분기에 집중적으로 투자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SK그룹도 지난해 3분기 누적 9조4474억 원에서 올해 3분기 누적 7조6302억 원으로 1조8172억 원(19.2%) 줄어 감소 규모가 세 번째로 컸다. 이어 GS(-4740억 원, -33.6%), KT(-3331억 원, -14.4%), 영풍(-348억 원, -68.3%), 금호아시아나(-2774억 원, -48.1%), 현대중공업(-2693억 원, -36.4%) 그룹 순으로 투자액 감소 규모가 컸다.
올해 3분기까지 전년 대비 투자를 가장 많이 늘린 곳은 LG그룹으로 3268억 원(6.3%)이다. 롯데(2488억 원, 16.8%), 두산(1582억 원, 44.2%) 그룹도 투자를 크게 늘렸다
CEO스코어는 “이번 투자액 집계에서 연구개발(R&D) 투자는 제외했다”며 “기업별로 R&D 집계 상의 기준이 제각각 달라 유ㆍ무형자산에 대한 투자로만 한정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