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엠, 와이지엔터테인먼트, JYP 등 코스닥 주요 엔터 상장사들이 올해 3분기 실적 상승에도 불구하고, 대내외적 상황에 주가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올 초 중국 진출 가속화에 따른 실적 기대감에 승승장구하던 엔터주는 7월, 한반도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 정부의 암묵적인 규제가 시작되자 하락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됨에 따라 사드 배치 재검토 전망에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다. 보호무역주의 여파로 엔화 강세가 예상됨에 따라 일본 시장을 캐시카우(Cash-cow)로 두고 있는 엔터주의 반등도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최순실 불똥이 엔터업계로 퍼질 조짐을 보이면서 또다시 엔터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얼어붙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 주가 발목 잡던 ‘사드 리스크’, 트럼프 당선에 탈출구(?) = 올 초 승승장구하던 엔터주는 7월, 한반도 사드(THAADㆍ고(高)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의 한류문화산업 규제설이 제기되면서 하락했다.
7월 초 3만8400원이던 에스엠의 주가는 8월 31일 2만6150원으로 52주 신저가를 경신하며 두 달 만에 31.90% 폭락했다. 와이지엔터도 7월 초 4만200원이던 주가가 8월 31일 3만1750원까지 떨어졌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닥 오락ㆍ문화업종의 전체 시가 총액은 8월 기준, 한 달 만에 6000억 원(약 8.93%) 넘게 증발했다.
하지만 엔터주는 지난 8일 트럼프 당선 확정 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에스엠은 10일 전일 대비 7.99% 오른 2만9050원에 거래됐다. 와이지엔터 역시 같은 시기 4.94% 상승하며 8월 10일 이후 60거래일 만에 4% 이상 상승폭을 그렸다.
증권업계는 이러한 주가 반등이 트럼프 당선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가 주장한 주한미군 철수 및 한국의 방위비 분담 공약이 사드 배치의 전면 재검토로 이어질 것이란 해석이다. 특히, 중국이 사드 배치의 취소를 내심 바라고 있고, 박근혜 정부가 국정 운영 동력을 잃은 상황이어서 이러한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사드 배치 이슈는 당분간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가능성이 높다”며 “사드 배치 지연 혹은 취소 기대감으로 중국 인바운드 비중이 가장 높은 외인 카지노(파라다이스ㆍGKL)와 중국 기대감이 높았던 에스엠, 와이지엔터의 주가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여기에 엔화 강세에 따른 일본 콘서트 매출이 큰 영향을 차지하는 엔터주의 실적 상승도 예상되고 있다.
9일, 트럼프 당선 직후 안전자산으로 분류된 채권과 달러, 엔화가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원ㆍ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1123.71원으로 전일 대비 36.49원 폭등했다. 브렉시트 결과가 발표된 6월 24일 53.75원 이후 최대치다.
일본은 한류의 발원지이자 고수익이 보장된 시장으로 에스엠, 와이지엔터 등 엔터 상장사들의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엔고 현상이 지속한다면 일본 관련 앨범 수익 및 콘서트 수익이 극대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 ‘최순실 리스크’ 엔터업계 영향은? =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차은택 감독 등에게 검찰 수사가 집중되는 상황에서 엔터업계가 다시 위축되고 있다. 정유라를 둘러싼 장시호 씨의 이권 개입이 추가로 들어날 경우 연예계 주요 관계자들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와이지엔터는 최근 소속 가수 싸이의 회오리 축구단 관련설 등 최순실 관련 루머에 잇따라 휩싸이며 주가가 2011년 상장가격까지 하락했다.
10일에는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순실 라인 연예인이 존재한다”며 “계속 거짓말한다면 다음 주에 공개하겠다”고 밝혀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그럼에도 엔터 상장사들의 올해 3분기 실적이 크게 상승하면서 내년 전망은 긍정적이다.
에스엠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104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3% 증가했다. 분기 매출이 1000억 원을 돌파한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사드 악영향 속 샤이니 등 소속 아티스트의 공연 수익, 자회사 SM C&C의 영업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와이지엔터는 올해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013억 원, 12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2%, 121% 상승했다. 빅뱅의 중국 및 일본 팬미팅, 아이콘과 젝스키스의 콘서트가 반영됐다. 자회사 YG플러스의 영업 적자는 9억 원으로 작년 4분기를 기점으로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이남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스엠은 4분기 ‘질투의 화신’ 매출과 중국 예능 ‘양광예체능’의 매출 기여로 당분간 성장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며 “내년에는 동방신기와 슈퍼주니어의 활동 복귀, EXO와 샤이니의 꾸준한 성장, SM C&C 콘텐츠 제작 증가 등으로 영업이익이 48.9%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와이지엔터 역시 4분기에만 빅뱅의 일본 돔 투어 관객 수가 94만 명을 기록할 예정으로 내년 상반기 실적 상승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