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둘째주(11월 7~11일) 코스닥 시장은 ‘트럼프 쇼크’로 요동쳤다. 11일 코스닥지수는 전 주말 대비 11.07포인트(1.81%) 오른 621.89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9일 미국 대선 결과 영향으로 장중 6.8% 급락했으나 다음날 만회하며 지난 주말보다는 소폭 오르며 한 주를 마쳤다. 이 기간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53억 원과 589억 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은 홀로 941억 원을 샀다.
◇넥스트바이오홀딩스, 트럼프 당선에 40.47% 상승 = 미국 대통령선거 결과에 금융시장이 큰 변동성을 보인 가운데 코스닥 상승 종목 순위도 ‘트럼프 당선’ 영향을 받았다. 또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이 지속되면서 야권 정치인 관련 테마주로 묶인 종목이 상승 상위종목에 포함됐다.
상승률 1위는 헬스케어, 뷰티, 신약개발 등 바이오 전문 기업인 넥스트바이오홀딩스가 차지했다. 넥스트바이오홀딩스는 한 주간 3225원에서 4530원으로 올라 40.47%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넥스트바이오홀딩스가 이처럼 강세를 보인 것은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미국 민주당의 약가규제 정책에 제동이 걸릴 것이란 예상에 따른 것이다.
트럼프 당선은 중국 관련주에 대한 투자심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미국이 트럼프의 공약에 따라 강력한 보호무역주의 쪽으로 선회할 경우 국내 시장의 대(對) 중국 교역 의존도가 높아질 것이란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중국기업인 골든센츄리가 38.48%의 상승률을 기록했고, 한양하이타오(32.60%), 웨이포트(25.31%) 등 종목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국내 정치 이슈 영향도 나타났다.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로 불리는 비선실세 국정농단 파문이 지속되면서 야권 대권주자의 테마주가 강세를 보였다. 관련 종목으로는 지엘팜텍(+26.84%), 서연탑메탈(+25.58%) 등이 있다. 인터넷 주식 커뮤니티 등에서 지엘팜텍은 야권 인사 가운데 가장 먼저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한 이재명 성남시장의 관련주로, 서연탑메탈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테마주로 각각 분류되는 종목이다.
아울러 야권 지지율이 상승함에 따라 과거 참여정부의 주요정책과 관련한 ‘세종시 테마주’ 프럼파스트(24.75%)도 덩달아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밖에 한창산업(29.40%), 양지사(31.52%) 등이 한 주간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종목이다.
◇힐러리 패배에 신재생에너지 관련주 ‘우수수’ = 미국 대선 영향은 주가하락 상위종목 순위에서도 확인된다. 주가하락폭이 컸던 종목들을 보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주요 공약이었던 신재생에너지와 연관한 사업 종목이 많았다.
하락률 1위는 주식을 액면분할한 뒤 거래를 재개한 유지인트. 유지인트는 한 주간 1800원에서 1400원으로 22.22% 떨어졌다. 유지인트는 지난 9월 6일 유통주식수를 늘리기 위해 주식 액면분할을 결정한 뒤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4일까지 거래가 정지됐었다. 해당 기간 동안 대내외 악재로 증시 관련 지수가 크게 하락한 것이 주가에 한 번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유지인트를 제외하면 신재생에너지 관련주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풍력발전 관련주로 꼽히는 동국S&C는 21.86% 하락했고, 전기차테마주로 분류됐던 엘엔에프 또한 16.72% 떨어졌다. 태웅(-15.31%) 또한 신재생에너지 관련주로 꼽히며 미 대선 기간 힐러리 후보의 우세가 점쳐질 때마다 상승 움직임을 보였던 곳이다. 태양열 관련 사업을 하는 태성파인텍도 14.40% 떨어졌다.
이밖에 잉크테크가 전주 대비 14.41% 하락한 것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잉크테크는 한때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였던 ‘창조경제’ 관련주로 꼽히며 상승세를 보였던 종목이다.
이밖에 코스닥시장에서는 광진윈텍(13.73%), CSA코스믹(13.73%), 텔콘(12.50%), 엠에스씨(12.19%) 등도 하락 상위종목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