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작년 8월 열린 공화당 경선 후보 1차 토론 전 여성 진행자를 위협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0일(현지시간) 서평란에 미국 보도 전문채널 폭스뉴스의 여성앵커 메긴 켈리의 자서전 ‘더한 것에 만족하라(Settle for More)’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대선에서 승리한 트럼프가 작년 8월에 열린 공화당 경선 후보 1차 토론회를 진행한 폭스뉴스의 간판 여성 앵커 메긴 켈리 등을 위협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NYT에 따르면 자서전에는 트럼프가 공화당 경선후보 첫 TV토론 전 질문지를 입수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켈리는 책 속에서 ▲트럼프가 토론회 전날 폭스뉴스에 전화해 어려운 질문을 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자신을 비판하면 트위터로 공격하겠다고 위협했다 ▲질문을 적당히 해주면 자신의 호텔에 계속 투숙시켜주겠다고 했다고 적었다.
트럼프는 8월 토론회 직후 켈리가 자신에게 특히 어려운 질문을 했다고 비판했다. 이후 트럼프는 폭스뉴스 주최 토론회에서 켈리 교체를 요구하기도 했다.
당시 TV 토론에서 켈리는 트럼프에게 “당신은 트위터에서 당신이 싫어하는 여자들을 뚱뚱한 돼지나 개, 속물, 역겨운 동물로 불렀다”면서 여성 비하 발언을 신랄하게 캐물었다. 이에 흥분한 트럼프는 토론 후 켈리를 ‘빔보(Bimbo·섹시한 외모에 머리 빈 여성을 폄하하는 말)’라고 부르는 등 막말을 퍼부었다.
그러나 이번 NYT의 보도가 논란이 되자 켈리는 11일 자신의 트위터에 “기록을 위해 밝힌다. 내 자서전에는 트럼프가 사전에 토론 질문을 입수했다는 내용이 들어있지 않다”며 NYT의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그러면서 “트럼프가 그렇게 했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켈리가 이같은 반응을 보인건 트럼프의 토론 질문 사전 입수 문제가 향후 예상치 못할 파문을 낳을 것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켈리의 자서전은 15일 출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