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의 측근이자 '문화계 황태자'로 불린 차은택 씨가 청와대 수석을 동원, 자신의 측근을 대기업에 취업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또 그를 통해 실소유 의혹을 받고 있는 광고사의 잇속을 챙겼던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검찰 특별수사본부 오후 7시께 차 씨에 대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공범) △공동강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 혐의를 적용하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날 검찰에 따르면 차 씨는 지난해 2월 창조경제추진단장으로 발탁된 무렵,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과 공모해 자신의 측근인 이동수 씨를 KT 임원으로 취직시켰다. 이후 올 3월까지 실소유 의혹을 받고 있는 광고회사 '플레이그라운드'를 KT의 광고대행사로 선정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민간인인 차 씨는 공직자였던 안 전 수석의 직권남용 공범 혐의가 적용됐다.
차 씨의 인사 개입으로 KT의 IMC마케팅부문 전무로 근무 중인 이동수 씨는 차 씨가 몸담은 광고제작사 '영상인'에서 지난 1993년 한 해 동안 근무했다. 당시 영상인 대표가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다.
이 씨는 차 씨가 민관합동 창조경제추진단장에 오르기 직전(2015년 2월) KT 브랜드지원센터장으로 입사했다. 이후 11월에는 마케팅 부문을 총괄하는 IMC부문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앞서 KT는 현대차그룹과 함께 차 씨에게 광고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검찰은 그 배후에 이 씨의 지원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구속 여부는 11일 오후 3시 서울중앙지법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결정된다. 심리는 조의연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맡는다. 차 씨가 구속되면 개인 비리를 넘어 최 씨의 국정농단 의혹, 문화예술계 비리 전반에 관한 수사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CF 감독 출신인 차 씨는 박근혜 대통령의 '40년 지기'인 최씨를 등에 업고 정부 문화정책을 좌지우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소속 문화융성위원회 위원(2014년), 민관합동창조경제추진단장(2015년) 등을 역임했다. 이같은 지위를 이용해 KT에 측근을 앉히거나 CJ그룹 문화사업 주요 요직을 요구했던 것으로 속속 드러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