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자는 지난 9일(현지시간) 수락 연설에서 “미국 도시 내부를 정비하고 노후화된 공항과 도로, 다리, 터널, 학교를 다시 짓겠다”며 “미국 인프라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만들 것이며, 이 과정에서 수백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대선 캠페인 기간, 트럼프의 경쟁 상대이자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은 5년간 인프라 투자에 2750억 달러(약 319조 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는데, 트럼프는 이 2배 이상을 약속했다. 9일 수락 연설에서도 그는 “인프라는 단연 우선 과제”라며 “인프라 프로젝트로 수백만 명을 고용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시멘트, 철강과 함께 대량의 구리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금속에 투자하려는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다. 트럼프의 수락 연설 이후 구리 가격은 이틀새 8.1% 뛰었는데, 이는 5년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다. 구리 뿐 아니라 납, 아연, 알루미늄 등 다른 금속 가격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오후 1시 17분 기준,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3개월물 구리 가격은 t당 5585.50달러를 나타냈다. 한때는 전일 대비 5.6% 상승하며 1년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구리 가격은 연초 대비 약 20% 뛰었다.
증시에서도 관련주들이 덩달아 강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최대 구리생산업체 프리포트맥모란은 이틀새 주가가 15% 뛰었고, 코퍼코프도 17% 폭등했다. 런던증시에 상장한 칠레 구리생산업체 안토파가스타는 한때 23%나 치솟으며 1989년 7월 이후 최대폭으로 상승했다. 이외에 베단타와 글렌코어, 리오틴토, 앵글로아메리칸도 강세를 보이며 블룸버그 세계광업지수를 1년 4개월 만에 최고치로 끌어 올렸다.
광산업체 베단타리소시스의 톰 알바니즈 최고경영자(CEO)는 “트럼프 차기 대통령에 대해 예상할 수 있는 건 건설 및 인프라에 중점을 둘 것이라는 것 뿐이다. 시장은 이에 반응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