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국내 증시와 금리, 환율 등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시장 안정에 국민연금이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시의 큰손인 국민연금은 코스피 지수가 1900을 밑돌면 적극 매수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이 연내에 국내 증시에 투입할 수 있는 자금은 8조 원가량으로 추산된다. 기관은 이번 주 중에 1조 원가량의 자금을 집행할 주식 운용위탁사를 최종 선정할 방침이다. 이르면 다음 주부터 자금이 집행된다. 이 역시 시장 충격을 완화할 장치로 해석된다.
국내 연기금 등 기관들은 금융주, 헬스케어주 등에 주목하고 있다. 행정공제회는 해외 은행 우선주로 구성된 상장지수펀드(ETF)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다른 연기금의 경우 자동차ㆍ철강주 비율을 줄이고 금융주를 늘리는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은행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0을 밑돌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인프라 투자를 통한 재정지출 확대 △기준금리 인상 기조 △은행산업 규제 폐지와 같은 트럼프 당선자의 정책 방향은 해당 산업에 호재가 될 수 있다.
윤지호 이베스트증권 리서치본부장은 “9일(현지시간) 미국 증시에서는 바이오주가 급등했다”며 “트럼프 당선자가 기업가인 것을 고려하면 전 세계 경제가 어느 지점이 득이 될지 살펴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본부장은 “국내의 경우 브이(V) 자로 올라가기는 쉽지 않지만 반등은 있을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미국 대선 결과가 확정된 직후인 9일 오후 5시 금융위ㆍ금융감독원 합동으로 열린 금융시장 상황 점검회의에서 “미국 대선 이후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가 당분간 불가피한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 대응 계획을 밝혔다.
또 금융시장 불안이 과도하다고 판단되면 증시 안정 대책을 시행하기로 했다.
임 위원장은 “필요시 이미 마련된 비상대응 계획에 따라 단호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특히 은행 외화 유동성 확보 등 대외 충격에 따른 대응체계를 더욱 견고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