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지원을 위한 정부의 ‘동등결합’ 상품 출시를 두고 SK텔레콤과 KT·LG유플러스 간 상호 비방전이 벌어지고 있다.
KT와 LG유플러스는 9일 공동 보도자료를 내고 SK텔레콤이 자사의 유통망에서 자회사의 유선상품들을 팔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사는 “미래부가 유료방송 발전방안의 일환으로 동등결합을 추진하고 있지만 SK텔레콤의 유선상품 위탁·재판매가 허용되는 경쟁환경 하에서는 실효성이 없다”며 “현재 협의되고 있는 동등결합은 상품의 동등한 제공 측면에서는 의미를 가지지만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유통망 측면에서는 여전히 불공정한 환경에서 경쟁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SK텔레콤은 1만개 이상의 판매채널을 가지고 있는 것에 반해 케이블 업체들은 대부분 설치기사, 전단지 등을 통해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케이블 업체들이 동등결합 상품을 갖췄다 하더라도 SK텔레콤이 월등한 자금력과 강력한 유통망을 활용해 SK브로드밴드의 방송통신상품을 위탁ㆍ재판매 할 경우 유통망을 가지지 못한 케이블 업체들은 현실적으로 결합상품 경쟁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곧바로 “무불간섭(無不干涉) 식 주장 멈추고 소비자 편익을 최우선시하는 책임 있는 사업자 모습 보여야 할 것”이라며 반박 자료를 냈다.
SK텔레콤 측은 위탁판매 방식이 강력한 시장 지배력을 발휘한다면 어째서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 KT로부터 1위 자리를 탈환하지 못하는지 설명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또 현재 케이블TV사업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해당 업계와 동등결합 상품 개발을 협의 중인데 기득권 업체인 KT와 LG유플러스가 간섭하는 게 더 이상하다고 반론을 제기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KT와 LG유플러스는 케이블TV와의 상생발전을 도외시 하고 정부에 규제를 요청해 반사이익을 얻으려는 것 같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SK텔레콤과 케이블 TV 업계는 내년 1월, 동등결합 상품을 출시한다. SK텔레콤의 모바일과 케이블TV의 인터넷을 결합한 상품을 내놓은 뒤 추후 케이블 방송과의 결합상품도 개발할 계획이다.
동등결합이란 서로 다른 회사의 유무선ㆍ방송 서비스를 통신사가 판매하는 결합상품과 같이 묶어 판매하는 것이다. 예컨대 CJ헬로비전의 케이블TV 서비스를 SK텔레콤의 이동전화, 초고속 인터넷과 묶어 판매하는 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