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그룹 재건 마지막 단추인 금호타이어 인수에 성공할 지 시장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의 매각 주간사인 크레디트스위스는 이날 오후 2시 예비입찰을 마감한다. 매각 지분은 2009년 금호타이어가 기업개선절차(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채권단에게 넘어간 6636만8444주(지분 42.01%)이다. 전일 종가로 따지면 지분가치는 7100억 원이다.
시장에서는 국내 2위·세계 12위인 금호타이어의 기술 경쟁력을 고려해 3000억 원가량의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전략적 요충지인 중국 내 공장을 갖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이 때문에 해외 전략적 투자자(SI)와 재무적 투자자(FI) 등은 1조 원에 달하는 몸값에도 불구하고 매각 공고가 뜨기 전부터 금호타이어에 관심을 보여왔다. 잠재 인수 후보로는 독일의 ‘콘티넨탈AG’와 일본의‘요코하마타이어, 프랑스의 ‘미쉐린’ 등이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 세계 5위의 타이어 제조사 ‘피렐리’를 품에 안으며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있는 중국의 ‘켐차이나’도 유력 후보다. 이 밖에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를 비롯한 사모펀드(PEF) 몇 곳도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시장의 관심은 박 회장의 금호타이어 인수 여부다. 표면적으로는 우선매수청구권을 확보한 탓에 유리하다는 측면이 강조되고 있지만, 인수자금 조달 문제에 대해서는 구체적이 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박 회장은 지난해 말 금호산업 인수대금 7228억 원 가운데, 개인 조달 1200억 원을 제외한 나머지는 차입과 자본 유치로 조달했다. 지금까지 금융권 채무는 약 6000억 원으로 집계되고 있다. 컨소시엄을 구성해 SI나 FI의 도움을 받지 못한다면 사실상 1조 원대의 금호타이어 인수자금을 마련할 길이 없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박 회장 입장에선 예비입찰에 뛰어든 후보자들이 적거나, 입찰금액 채권단이 기대한 수준보다 낮은 시나리오를 원하고 있다”며 “예비입찰이 흥행에 실패하면 그가 인수 주도권을 쥐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우선매수청구권을 일찍 포기하면 인수 후보자들의 경쟁을 부추겨 몸값이 더 올라갈 수 있다”면서 “본입찰 직전인 내년 1월 중순께 우선매수청구권을 포기하고 컨소시엄을 구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