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들이 향후 주택경기를 어둡게 전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양시장 비수기라는 계절적 요인에 11·3 부동산대책 영향으로 주택시장의 전국적인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9일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은 주택시장 전반의 동향을 나타내는 전국 주택사업환경지수(HBSI)의 11월 전망치가 73.2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전월 전망치보다 14.9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HBSI는 주산연이 한국주택협회와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원사 500곳 이상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기준치 100을 넘어서면 주택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고, 100을 밑돌면 그 반대다.
앞서 △7월 61.7 △8월 76.4 △9월 79.8 △10월 88.1로 점차 개선되던 HBSI가 가을 분양시장이 끝나는 계절적인 요인에 11·3 부동산대책 영향이 겹치면서 하향세로 돌아선 것이다.
김덕례 주산연 연구위원은 "HBSI 전망값이 8월 이후 10월까지 3개월 연속 우상향 했지만, 가을 분양성수기에 따른 계절적 요인이 사라지고, 11.3 부동산대책 시행 영향이 예견되면서 전망값이 다시 우하향으로 전환됐다"고 말했다.
특히 이달 조사에서는 HBSI가 기준선을 상회하는 지역이 전국에 단 한 곳도 없었다.
서울이 유일하게 90선을 유지했고, 경기, 부산, 세종, 제주는 80선으로 하락전환했다. 그 외 지역의 전망값은 50~60선에 그쳤다. 지난달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세종, 부산의 실적이 기준선을 상회하면서 전국 주택사업 분위기를 견인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주산연은 지방광역시 중 대구·광주·울산지역의 주택사업경기가 전년 동월 대비 크게 위축될 것으로 봤다.
분양시장에 대한 기대감도 꺾일 전망이다. 분양계획 전망치는 88.4로 지난달(107.7)보다 19.3포인트 하락하면서 9월 이후 3개월 만에 기준선(100)을 밑돌았다. 11월 분양계획 전망치가 100 아래로 떨어진 건 2012년(46.9) 이후 처음이다.
주산연 측은 김 연구위원은 11·3 부동산대책으로 인한 투자수요 감소와 사업적 비수기가 맞물리면서 이달 분양물량이 전달보다 줄어들 것으로 점쳤다.
공공택지 수주 기대감도 91.6으로 줄었다. 기준선(100)을 상회하던 공공택지 수준 전망은 8·25대책 이후 3개월 연속 하락세다.
10월 HBSI 실적은 91.1로 전망치를 상회했다. 건설사들이 주택시장을 부정적으로 인식하면서도 공격적인 사업추진을 여전히 진행하고 있어서다. 저금리로 인해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의 단기유동자금이 신규분양 주택시장에 집중되자 건설사들이 향후 주택사업 위험성에 대비해 사업추진을 서두르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위원은 "다만 정부의 이번 대책으로 분양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고 있고 본격적인 분양 비수기가 시작돼 주택사업자의 무리한 사업추진 속도가 조절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