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B하나은행에 대한 금융당국의 검사가 무기한 연장된다. 국정농단 사태를 불러온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에 대한 외화대출 특혜 의혹을 본격적으로 조사하기 위해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8일 “현재로서는 하나은행 종합검사를 언제 종료할지 예상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하나은행 종합검사는 지난달 26일 끝날 예정이었다. 기존 종합검사에서 미진한 가계대출을 좀 더 들여다보기 위해 검사기간을 1주일 연장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정유라 씨 외화대출과 관련한 검사기간 연장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하나은행 외화대출 특혜 논란이 커지면서 금융당국은 4일 종료 예정이던 종합검사를 기한의 정함 없이 계속 진행하기로 했다. 우선 금감원은 정 씨가 하나은행으로부터 ‘보증신용장(Stand-by LC)’을 발급받은 경위부터 들여다보고 있다.
정 씨는 지난해 12월 8일 하나은행 압구정중앙지점에서 어머니 최 씨와 공동명의인 강원도 평창에 있는 10개 필지를 담보로 보증신용장(지급보증서)을 받은 뒤 약 24만 유로(3억 원)를 대출받았다.
한때 금융권에서는 정 씨의 대출금리가 0.5% 전후로 추정된다며 독일 현지 담보대출 금리인 0.9~1.2%보다 크게 낮다는 의혹도 일었다.
그러나 금감원은 대출금리에 문제가 없다고 파악하고 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정 씨가 하나은행 독일법인에서 받은 대출금리는 0.5%대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독일의 한 은행이 고발해온 돈세탁 사건으로 독일 사정당국의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 독일 금융당국의 요청이 있을 경우 금감원이 하나은행 독일법인에 직원을 파견해 검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감원은 2013년 9월 KB국민은행 도쿄지점의 비자금 조성을 포착하고 일본 금융청의 요청에 따라 국민은행을 비롯해 우리은행, 신한은행, KEB외환은행, IBK기업은행 등 일본에 진출한 국내 주요 은행들의 일본지점을 공동 검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