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박근혜 대통령이 4일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국정 개입 등의 협의로 수사를 받는 최순실과의 관계를 다시 사과했다. 그러나 국민의 눈총은 누그러들 것 같지 않은 가운데 박 대통령과 최순실을 둘러싼 의혹이 특히 가혹한 경쟁사회에 지친 청소년과 주부들을 분노하게 하고 있다고 5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서울 근교에서 4명의 아이를 키우는 30대 주부는 최순실 딸인 정유라의 이화여대 부정입학 의혹에 격분했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그는 “부자도 가난한 사람도 차별 없이 공정한 것이 수험”이라며 “그 최후의 보루가 대통령 친구에 의해 파괴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승마 전 국가대표인 정유라는 지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승마 단체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를 이용해 명문 이대 체육과학부에 승마장학생으로 입학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대 장학생 종목에 승마가 더해진 것이 정유라 입학 사정을 하던 해였으며 최순실의 의향에 따라 학칙을 개정하는 등 편의를 도모한 혐의가 있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한국에서 가장 시민이 민감한 것은 권력자에 의한 자녀 부정 입학과 징병 회피인데 최순실과 정유라가 그 역린을 건드린 셈이다.
신문은 한국 사회는 유명 학원이 있는 지역 땅값이 상승할 정도로 학력주의이며 그 배경에는 상위 10% 소득 집중도가 아시아에서 최고인 양극화 사회가 있다고 설명했다. 소수 유명 대기업에 입사하는 등 출세하지 못하면 살기 힘든 초(超) 피라미드 사회여서 자녀 교육에 혈안이 됐다는 것이다. 그런 가운데 대통령 친구를 둔 어머니 덕분에 명문대에 입학한 정유라에 주부들이 분노하는 것이다.
또 경제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청년 실업률 상승이 심각한 문제가 되는 와중에 청와대 고위관계자와 재벌 등 사회 강자들이 이번 스캔들 중심에 서있는 것은 젊은이들을 자극하고 있다고 신문은 강조했다. 한 20대 청년은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열심히 노력해도 좀처럼 결실을 맺을 수 없는 가운데 권력자들은 부정을 저지르면서 아무런 고생도 하지 않고 온갖 특혜를 누리고 있다”고 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