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안 들면 사석에서도 '묻어버린다'는 끔찍한 말을 자주 했어요. 휴대폰을 몇 개씩 들고 다니면서 전화로 방송국 국장 등을 대상으로도 그런 말을 하더군요."
대한민국을 '국정 농단'으로 뒤흔든 '비선실세' 최순실 씨를 20여년 전부터 지켜봐 왔던 지인 A씨의 회상이다. 1일 서울 모처에서 만난 A씨는 "일반인이 상상하지 못할 얘기들을 너무 쉽게 해서 당시에도 많이 놀랐던 적이 있다"며 "인격 자체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사람"이라고 최 씨를 기억했다. A씨는 20여년 전부터 최 씨와 서울 압구정동 찜질방과 미용실을 함께 다닌 인물이다.
A씨는 "최 씨는 찜질방에서도 항상 현금뭉치로 돈다발을 뿌렸고, 모든 사람들을 몸종 부리듯이 부렸다"며 "20여년 전 박근혜 대통령이 정계에 입문했을 때부터 박 대통령과 친하다는 얘기를 사석에서도 많이 하고 다녔다"고 말했다. A씨는 이어 "박 대통령을 칭할 때 언제는 '의원님'이라고 했다가, 또 다른 때는 '언니'라고 불렀다"고 덧붙였다.
현재까지 드러난 최 씨의 재산은 강남구에 위치한 200억 원대의 7층 건물 등이다. 하지만 A씨는 최 씨의 숨겨진 재산이 더욱 많을 것으로 봤다. 그는 "과거 여러 발언들을 종합해보면 강남에만 몇천억 대의 재산들이 더 있을 것"이라고 했다.
최 씨를 추종하는 '찜질방 멤버'들도 있었다고 한다. 주로 최 씨의 부와 권력을 인지하고 몰려든 '사모님'들이 많았다는 증언이다. A씨는 "찜질방 멤버들은 찜질방 일부를 전세내듯 독차지 했다"며 "누구의 부인들인지는 확실히 모르겠지만, 우병우 청와대 전 민정수석의 부인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언급했다.
최근 또 다른 실세로 지목된 최 씨의 조카 장시호(개명 전 장유진)에 대한 기억도 있다. A씨는 "어렸을 때 연예인이 꿈이었다면서 스포츠계와 교류가 잦았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장유진은 성격이 최 씨, 정유라(최 씨의 딸)보다 심하면 심했지 덜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A씨의 기억으로는 최 씨의 유일한 약점은 딸이었다. 정유라를 “엄마를 잡아먹는 아이”로 표현했다. A씨는 "정유연(정유라의 개명전 이름)이 초등학교 시절부터 최 씨가 꼼짝못했을 정도로, 최 씨에게는 딸이 큰 의미가 있는 듯 했다"며 "정유연도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던 만큼 주변인들의 평가가 좋지 않았고, 승마를 시작하기 전까지는 상당한 비만 체구였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고 설명했다.
한편, 검찰은 1일 전날 출석한 최 씨를 이틀째 조사했다. 검찰은 체포 시한이 끝나는 오는 2일 오후 늦게 최씨의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