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 은행의 조선·해운업에 대한 위험 노출액(익스포저)이 8개월 만에 5조5000억 원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현상은 최근 금융권이 조선업 관련 신규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을 줄이는 등 관련 리스크 관리를 강화한 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수출입·신한·국민·하나·우리·농협·기업 등 국내 8개 은행의 8월말 기준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한진해운, 현대상선 등 5개 기업에 대한 익스포저는 48조3699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 기준 53조9328억 원에 비해 5조5659억 원 줄어든 것으로, 8개월 새 10.3% 가량 대폭 감소한 수치다.
은행별 익스포저는 잔액 기준 수출입은행(22조7000억 원), 산업은행(11조3000억 원), KEB하나은행(3조4000억 원), 우리은행(3조 원), 농협은행(2조7000억 원), 신한은행(2조2000억 원), KB국민은행(1조7000억 원), 기업은행(1조원) 순이다.
수출입은행이 25조4728억 원에서 22조7772억 원으로 2조6956억 원 줄어 감소 폭이 가장 컸으며, 농협은행은 1조1932억 원의 익스포저를 줄여 수출입은행의 뒤를 이었다.
반면 산업은행은 같은 기간 익스포저가 오히려 8583억 원 늘었으며, 기업은행 역시 1167억 원 증가한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별로 살펴보면 현대중공업에 대한 익스포저는 지난해 말 16조1538억 원에서 8월말 기준 12조7803억 원으로 20.9%(3조3735억 원) 줄었다.
대우조선의 경우 같은 기간 23조152억 원에서 21조7847억원으로 5.34%(1조2305억 원), 삼성중공업은 12조7491억 원에서 12조4214억 원으로 2.57%(3277억 원) 감소했다.
한진해운은 지난 8월말 법정관리(기업회새절차)에 돌입한 여파로 같은 기간 1조70억 원에서 1조60억 원으로 익스포저 규모 변화가 미미하며, 현대상선의 경우 1조74억 원에서 3773억 원으로 62.5%(6301억 원) 가량 대폭 줄었다.
조선·해운업에 대한 익스포저 감소는 은행들의 리스크 관리가 강화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은행권은 최근 신규 RG 발급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왔으며, 이 때문에 현대중공업의 경우 지난해 8월 초 그리스 선주로부터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2척을 수주했지만 한 달 반 넘게 RG 발급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 놓이기도 했다.
결국 주채권은행인 KEB하나은행과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이 지난 6월 각각 LNG선 1척씩에 대한 RG 발급을 결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