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은행의 주가 조작으로 피해를 본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들이 은행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이겨 돈을 돌려받게 됐다.
서울고법 민사12부(재판장 임성근 부장판사)는 28일 개인투자자 김모 씨 등 20명과 기관투자자 6곳이 도이치은행을 상대로 낸 상환원리금 등 청구소송 파기환송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김 씨 등은 2007년 8월 삼성전자와 KB금융 보통주를 기초자산으로 한 한국투자증권 ELS상품에 투자했다. 헤지운용사인 도이치은행은 만기일인 2009년 8월 26일 장 마감 직전 KB금융 보통주를 대량으로 싼값에 내놓았고, 결국 종가는 만기상환기준가보다 낮게 형성됐다. 김 씨 등은 “도이치은행 측이 장 마감 전 10분간 주식을 팔아치워 투자자들에게 손해를 입혔다”며 소송을 냈다.
1심은 투자자의 손을 들어줬지만 2심은 ‘위험회피를 위한 정당한 거래’였다는 은행 측의 주장을 받아들여 원고 패소 판결했다. 대법원은 3월 “도이치은행의 행위는 시세조종 또는 부당거래행위에 해당한다”며 원고 승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한편 ELS 투자자 김모 씨 등 500명이 도이치은행을 상대로 낸 증권집단소송은 서울중앙지법 민사17부(재판장 김경 부장판사)가 심리 중이다. 1차 변론기일은 다음 달 25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김 씨 등을 대리한 법무법인 한누리의 김주영(51․사법연수원 18기) 변호사는 “이번 판결의 인용 금액은 지연 이자를 포함해 총 24억6000만 원에 이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