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최순실씨의 국정개입 의혹과 관련해 국가의 총체적 위기를 몰고왔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 시장은 27일 저녁 충북 충주의 서울시 수안보연수원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전국 광역의원 연수 특강에서 "절대군주제에서도 있을 수 없는 일로 국가가 총체적 위기에 빠졌다"며 "현재 청와대 시스템은 조선시대만도 못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개인도 문제지만 시스템이 더욱 문제"라며 "왕이 화장실 갈 때에도 사관이 빠짐없이 기록했던 조선시대만도 못한 게 현재 청와대 권력구조의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순실 게이트'가 대한민국의 주권과 권력 주체를 언급한 헌법 제1조의 문제로 귀결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박 시장은 "우리 헌법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며, 주권이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온다고 규정한다"며 "모든 권력을 국민에게 돌려줘야 하며 국민도 이를 갈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태가 내년 대선에서 야권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에는 경계심을 나타냈다.
그는 "최순실 게이트로 야당 승리가 확실해진 게 아니라 오히려 불확실성이 높아져 시계 제로 상태가 됐다"며 "절대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또 "내년 대선에서 패할 경우 민주당은 해체 위기에 몰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 시장은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를 거론하며 '대세론'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는 "문 전 대표와는 사법연수원 동기이고 수료식에서 함께 사진도 찍었다"면서 "대세론은 국민의 감동을 얻지 못하기 때문에 반대한다. 대세론에 빠지는 것은 마약을 먹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대세론에 빠져 그대로 승리한 적이 있었느냐"며 묻고 "대세론은 '허세론'일 수도 있다"는 말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