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경기방어주로 꼽히는 CJ그룹 관련주가 올 들어 체면을 구기고 있다. 마땅한 전환점을 찾지 않는 이상 얼어붙은 투자심리를 쉽게 회복하기 어려운 모양새다.
2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주회사 CJ를 비롯해 CJ대한통운, CJ제일제당, CJ씨푸드, CJ E&M, CJ오쇼핑, CJ헬로비전, CJ CGV, CJ프레시웨이 등 CJ그룹 상장사 9곳의 시가총액은 전날 기준 21조2870억 원을 기록했다. 연초(25조7030억 원) 대비 약 4조4000억 원이 증발한 것이다.
이들 9개 상장사 중 올해 주가가 상승한 곳은 CJ대한통운(10.7%) 한 곳에 불과하다. CJ프레시웨이(-53.7%),와 CJ CGV(-45.6%)의 주가는 반토막 났으며, CJ헬로비전(-31.9%), CJ(27%), CJ 오쇼핑(-14.8%),CJ E&M(-13.3%)는 두자릿수 하락세를 기록했다. 사업영역을 가리지 않고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인 셈이다.
증권가에서는 CJ그룹주의 중장기적인 방향성을 긍정적으로 관측하고 있다. 계열사들이 각 사업영역을 이끌면서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CJ헬로비전 매각 실패, 내수소비 우려 등으로 한 번 냉각된 투자심리는 되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가장 나은 전망을 보이는 계열사는 CJ대한통운이다. 3분기 실적 컨센서스(시장 추정치)는 매출액 1조5144억 원, 영업이익 62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동기 대비 각각 19.2%, 20.6% 성장한 수치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택배사업 부문은 온라인 쇼핑 시장 성장 수혜와 함께 경쟁사의 부진으로 반사이익을 누렸을 것”이라며 “해외 물류업체 인수합병(M&A)이 지속되면 앞으로 글로벌사업 부문 추가 성장도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CJ제일제당도 컨센서스(2482억 원)에 부합한 양호한 영업이익 증가세가 기대된다. 가공식품 부문 매출 및 영업이익률이 견고했고, 해외 바이오 부문이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CJ CGV는 컨센서스를 대폭 밑도는 ‘어닝 쇼크’를 기록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던 중국 박스오피스가 주춤하면서 실적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최민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박스오피스가 13.4% 감소하면서 영업적자 14억 원을 낼 것”이라며 “국내 관람객이 감소하면서 매출 증가를 이끌어 내지 못한 점도 타격”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CJ그룹주가 지나치게 저평가 된 상태라고 지적한다. 하지만 뚜렷한 성장성이 부각되기 전까지는 난관을 겪으리란 것이 증권가의 전망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주가는 호재보다 악재가 있을 때 더욱 크게 요동치는 경향이 있다”면서 “당분간 실적을 고려해 선별적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