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기이사 짐지는 이재용… 초유 위기 속 27일 삼성 경영전면 등판

입력 2016-10-21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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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삼성전자 임시주총서 선임

이재용<사진>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달 27일 삼성전자 임시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에 오른다. 이 부회장은 ‘갤럭시노트 7 단종’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수습하고,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엘리엇의 제안에 어떤 식으로든 응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그동안 ‘무대 뒤 경영’을 했던 이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실질적인 이재용 체제가 열릴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27일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삼성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연다. 이날 임시주총에는 삼성전자 프린팅사업부의 분할 매각 승인 건이 1호 안건, 이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 건이 2호 안건으로 잡혀있다.

삼성전자의 지분 구조를 보면 국민연금이 단일 주주로서는 가장 많은 8.69%를 보유하고 있고, 최대주주 이건희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지난 6월 말 기준 18.15%를 갖고 있다. 전날 국민연금이 이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 안건에 찬성하기로 했고,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 역시 삼성전자 주요 주주들에게 이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에 찬성 의견을 제시한 보고서를 보냈다는 점에서 이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은 별다른 걸림돌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부회장이 의사결정 권한과 그에 따른 민·형사상 책임을 모두 안게 되는 이사회 구성원으로 올라서면, 그룹 현안에 대해 전방위적인 행보를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당장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로 인한 흔들리는 대외적인 신뢰를 수습하는 것이 첫 과제다. 일각에서는 시장의 신뢰 회복이 이 부회장의 리더십을 시험하는 관문이 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이병태 카이스트 교수는 “갤럭시노트7의 기술적 문제를 빠르게 해결해 시장의 신뢰를 찾아야 하는게 우선”이라며 “등기이사 선임으로 이재용 부회장이 공개적으로 나와 책임감 있는 모습 보여주는 것이 신뢰 회복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이 부회장은 삼성 지배구조 개편과 맞물린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의 제안에 대한 해답을 내놓아야 한다. 실질적인 이재용 체제를 위해선 지분 승계를 비롯한 지배구조 개편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지분이 50.72%에 달하는 상황에서, 엘리엇은 △30조 원의 특별배당 △삼성전자 사업회사의 미국 나스닥 상장 △독립적인 사외이사 3인의 추가 선임 등을 요구하고 있어 쉽지 않는 문제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께 삼성이 지배구조 전환 문제를 공론화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그룹 미래 먹거리 발굴에 구체적인 성과를 보여야하는 숙제도 있다. 삼성은 자동차 전자장치(전장), 바이오, 사물인터넷(IoT), 전기자동차 배터리를 신수종 분야로 집중 육성한 만큼, 이제 이 부회장 체제에서 구체적인 사업 확대와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하는 과제가 남는다.

한편, 재계에서는 12월 초에 있을 삼성의 정기인사에서 신상필벌의 원칙을 강력하게 적용하며, 이재용 체제를 위한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는 점도 주요 관심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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