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희<사진> 이화여자대학교 총장이 최근 불거진 평생교육 단과대학(미래라이프대학)ㆍ정유라(최순실 씨 딸) 씨 특혜 입학 논란 등으로 인해 결국 19일 사퇴했다. 최 총장은 사임 마지막까지 미래라이프대학 설립 추진 과정에서 소통 불찰은 있었지만, 정 씨 입시 논란에 대해서는 특혜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최 총장은 이날 사임 직후 '총장직을 사임하면서 이화의 구성원께 드리는 글'을 통해 "이제 이화가 더 이상 분열의 길에 서지 않고 다시 화합과 신뢰로 아름다운 이화 정신을 이어가자는 취지에서 총장직 사임을 결정하게 됐다"며 "지난 7월 미래라이프대학 설립 추진으로 야기된 학생들의 본관 점거와 시위가 그치지 않고 있고, 최근 난무한 의혹들까지 개입돼 매우 안타깝고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우선, 최 총장은 미래라이프대학 설립 과정에서의 불찰을 인정했다. 그는 "교육 기회를 확대하고자 추진한 미래라이프대학이지만, 구성원들에게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고, 소통에 부족함이 있었다"며 "이화 전체의 화합을 위해 평단 사업에 반대하는 학생, 교수, 동문들의 의견을 전면 수용해 해당 계획을 철회하게 됐고, 더 나아가 내가 총장직을 사퇴했으니 본관 점거 중인 학생들은 본업으로 돌아가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미래라이프대학은 30억 원 규모로 정부가 추진하는 직장인 대상 평생교육 단과대학 사업이다. 이대가 미래라이프대학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았던 데다, 유사한 교육 과정이 마련돼 있어 재학생들은 물론, 졸업생들까지 크게 반발해왔다.
하지만, 최순실 딸 정 씨에 대한 체육 특기자 입시 특혜 논란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최 총장은 "최근 체육특기자 관련 입시와 학사관리에 있어서 특혜는 없었으며 있을 수도 없음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지금까지 제기됐던 여러 의혹들에 대해 학교로서는 최대한 사실에 입각해 해명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불거진 최순실 딸 입학 특혜 의혹은 최 총장의 사퇴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미래라이프대학 논란에 최순실과 관련된 의혹까지 겹치며서 학생들은 물론, 교수들까지 총장 사퇴를 요구하고 나서면서다.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당초 이날 최 총장의 사퇴를 걸고 개교 이래 130년 만에 집회를 계획하기도 했다. 최 총장으로서는 사퇴 압박을 크게 느낄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이다.
최 총장은 마지막으로 "이화의 교직원 여러분! 노조 회원이든 교협 회원이든 비대위 서명 교수이든 아니든 간에 우리 모두는 하나의 이화구성원"이라며 "나의 사직으로 그간의 분열을 멈추고, 이화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바를 생각해 지금의 사태를 조속히 해결해달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