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17~21일) 미국 뉴욕증시는 기업 실적이 좌우할 전망이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비철업체인 알코아를 시작으로 미국 기업들의 어닝시즌이 본격 개막했으나 시장 예상에 크게 못미치면서 실적 전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14일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9.44포인트(0.22%) 상승한 1만8138.38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전날보다 0.43포인트(0.02%) 오른 2132.9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0.83포인트(0.02%) 높은 5214.16에 장을 마감했다. 그러나 주간 기준으로는 3대 지수 모두 빠졌다. 다우지수는 0.6% 하락했고, S&P500지수는 1%, 나스닥지수는 1.5% 떨어졌다.
CMC마케츠의 콜린 시에진스키 수석 시장 스트래티지스트는 “시장의 관심이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과 경제지표에서 기업 실적으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대형주 위주의 S&P500지수는 심리적 저항선인 2115를 돌파한 만큼 기업 실적만 받쳐주면 계속 오를 여지가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실적에 대한 비보가 나올 경우, 투자자들은 매도 시점을 모색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주 S&P500지수를 구성하는 종목 중 100개 가까운 기업이 실적을 발표한다. 17일에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IBM, 넷플릭스가 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18일에는 골드만삭스와 블랙록, 존슨앤존스, 인텔, 야후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19일에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와 모건스탠리가, 20일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버라이존커뮤니케이션, 뱅크오브NY멜론이, 21일에는 제너럴일렉트릭(GE)과 허니웰, 맥도날드 등이 각각 실적을 공개한다.
시장조사업체인 팩트셋은 3분기 S&P500지수 구성 기업들의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대로라면 6개 분기 연속 전년 수준을 밑도는 셈이다.
다만 팩트셋은 4분기엔 기업 실적이 회복 기조를 되찾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팩트셋 조사에서 4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6%, 매출은 5.3%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이번 주에는 주요 미국 경제지표와 연준 인사들의 강연도 기다리고 있다. 17일에는 10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와 9월 산업생산·설비가동률이 공개된다.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의 연설도 예정돼 있다. 18일에는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실질소득, 10월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 주택가격지수가 발표된다. 19일에는 연준의 베이지북이 공개되며,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와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가 연설한다. 20일에는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건수와 10월 필라델피아 연은 제조업지수, 9월 콘퍼런스보드(CB) 경기선행지수, 9월 기존주택판매가 발표된다. 같은 날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은 총재가, 21일에는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가 각각 연설한다.
앞서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지난 14일 미국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주최 행사에서 ‘위기 이후 거시 경제 연구’를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강력한 총수요와 긴장된 노동 시장을 수반하는 ‘고압적인 경제 상황(high-pressure economy)’을 단기적으로 유지해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계속되는 생산 활동의 침체를 전환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과열인 경제 상황을 용인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추가 금리인상에 대한 힌트는 전혀 주지 않았다. 현재 선물 시장 동향에 따르면 올해 말까지 금리 인상 확률은 69%로 묶여있다. 1개월 전은 60%였다.
한편 이번 주에는 민주당과 공화당 대선 후보의 3차 TV 토론이 예정돼있다.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는 19일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에서 마지막 설전을 치른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TV 토론 결과로 나타날 수 있는 시장 변동성을 경계하고 있다고 마켓워치는 전했다. 1·2차 TV 토론 이후 클린턴이 트럼프를 앞선 것으로 나타나자 시장은 강세를 나타냈다.
특히 바이오테크 및 헬스케어 관련주 투자자들은 이번 TV 토론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바이오테크는 트럼프가, 헬스케어는 클린턴이 각각 이겨야 웃을 수 있다. 트럼프의 헬스케어 정책은 보험업종의 합병을 유발해 강한 보험사에 유리할 것으로 예상되는 한편, 클린턴의 정책은 병원주와 저소득층 의료보장 관련주에 유리할 것이란 의견이 많다.
트럼프는 건강보험개혁법(Affordable Care Act), 일명 ‘오바마 케어’를 폐지하고 주에 관계없이 건강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허가할 방침이다. 이는 보험업종의 초대형 합병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클린턴은 오바마케어를 유지하고, 지역사회 헬스케어 클리닉을 위한 기금을 두 배로 늘리고 의료보험 본인부담금을 낮출 것임을 공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