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렛팩커드주식회사(HP Inc.)가 PC시대 쇠퇴에 구조조정을 가속화한다. HP는 13일(현지시간) 애널리스트들과의 회동에서 앞으로 3년간 3000~4000명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지난해 휴렛팩커드컴퍼니가 회사를 두 부문으로 분사하면서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컴퓨터와 프린터 사업이 지금의 HP로 재탄생했다. 다른 한 부문은 스토리지와 기술 서비스 등 기업 고객을 주력으로 하는 휴렛팩커드엔터프라이즈(HPE)로 분사했다.
현재 직원 수가 약 5만 명에 이르는 HP는 분사 이후에도 지금까지 3000명가량을 감원했는데 더 줄이겠다고 한 것이다. HP는 이번 구조조정 비용이 3억5000만~5억 달러(약 3974억~5680억 원)에 이를 것이나 오는 2020 회계연도부터는 매년 2억~3억 달러를 절감하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지금까지 진행됐던 구조조정 효과로 2017 회계연도부터는 분기 배당금이 7% 늘어나고 실적도 월가 기대에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HP 임원들은 잉여현금흐름이 애널리스트들의 기대에는 못 미치고 있음을 인정했다. HP는 내년 10월 마감하는 2017 회계연도에 잉여현금흐름이 23억~26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는 27억6000만 달러다.
캐시 레스작 HP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017 회계연도 잉여현금흐름의 50~75%를 배당금과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주에게 환원하겠다”며 “자사주 매입을 30억 달러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약속했다.
HP는 2017 회계연도 일회성 항목을 제외한 주당순이익(EPS)은 1.55~1.65달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월가 전망은 1.64달러다.
HP 주가는 올 들어 지금까지 약 30% 올랐으나 이날 주가는 1.3% 하락했다.
디온 웨이슬러 HP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PC 부문에서 시장 점유율을 되찾고 있으며 프린터 부문의 장기적 성장에도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그러나 두 사업 모두 수요가 여전히 약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