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인공지능(AI)으로 인해 벌어질 잠재적인 위기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합류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IT 전문 잡지 와이어드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다 빼앗아버리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12일(현지시간) CNN머니가 보도했다.
그는 “내가 전반적으로 관찰한 바에 따르면 AI는 이미 우리의 일상 생활에 침투했으나 아직 사람들이 깨닫지 못하고 있다”며 “공상과학(SF) 소설에서는 영화 터미네이터와 매트릭스 같은 미래를 상상하지만 내가 백악관의 과학 고문과 얘기를 나누면서 느낀 인상은 거기에 이르기까지는 상당히 오래 걸릴 것이다. 그러나 의약과 운송 등 특정 부문에 특화된 AI가 광범위하게 퍼져 있어 매우 생산적이고 효율적인 경제를 창출하고 있다. 그러나 일자리를 없애고 불평등을 확대하며 임금인상을 억제하는 등 부작용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바마 대통령은 기본소득제 논의가 시작돼야 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기본소득제가 옳은 모델이라 할지라도 사람들이 이를 받아들일지는 의문이다. 논쟁에 10년 또는 20년이 걸릴 수도 있다”며 “그러나 AI가 사회 전반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고 공정한 소득에 대해 논의를 시작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기본소득제는 정부가 모든 시민에게 일정 액수를 지급해 기술 발달로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의 기본적인 삶의 질을 보장하자는 아이디어다.
영국 옥스퍼드대학 연구진의 2013년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일자리의 47%가 앞으로 10~20년 안에 AI에 의해 사라질 위기에 몰려 있다. AI와 연계된 자율주행차 기술 발전으로 택시기사와 화물차 운전기사, 택배업자 등의 일자리가 조만간 사라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미 글로벌 자동차업체 상당수가 오는 2020년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목표로 막대한 돈을 투입하고 있다.
오렌 에트지오니 앨런인공지능연구소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CNN머니와의 인터뷰에서 “인간은 산업혁명에서 살아남았다. 그러나 AI 시대에는 수많은 사람이 막대한 고난을 겪을 것”이라며 “이 혁명은 이전보다 훨씬 빠르며 활발하고 더욱 파괴적”이라고 강조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구글 AI 자회사인 딥마인드가 사전지식이 없어도 간단한 문제를 풀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머신러닝(기계학습)을 개발했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이 시스템은 영국 런던 지하철 역들을 입력하면 스스로 학습해 최단시간 루트를 추정할 수 있다. FT는 딥마인드가 ‘생각하는 컴퓨터’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