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 상생스토리 ①삼성] 휴대용 ‘헤어롤’ 창업대회 휩쓴 실력자들 잠재력 믿고 투자

입력 2016-10-12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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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년차를 맞는 전국 17곳에 구축된 창조경제혁신센터(혁신센터)가 창업의 거점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혁신센터가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혁혁한 성과를 낸 배경에는 대기업들의 역할이 컸다. 최근 혁신센터 전담 대기업들이 센터에 입주해 있는 스타트업과 협업에 나서는 사례가 확산되고 있다.

각 혁신센터의 조력자로 나선 대기업들은 나름 쌓아온 기술력과 경험을 쏟아내며 예비창업자의 아이디어를 사업화로 승화시키고 있다. 무엇보다 일방적인 지원은 지양하고, 스타트업의 아이디어와 기술을 대기업의 신성장동력으로 활용하면서 국내 창업생태계 기반 확충에 톡톡한 공을 세우고 있는 것이다.

대기업의 자본과 마케팅 능력, 스타트업의 아이디어 등 서로의 단점을 상호 보완하면서 한국 경제의 체질변화가 혁신센터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휴대용 충전식 헤어롤을 만드는 ‘에스멜린'의 최영수(오른쪽)와 신아영 대표.(사진제공 삼성)
▲휴대용 충전식 헤어롤을 만드는 ‘에스멜린'의 최영수(오른쪽)와 신아영 대표.(사진제공 삼성)

영남대생 4명 모여 창업…내년 10억 매출 목표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에스멜린’= ㈜에스멜린은 영남대학교 학생이 창업한 스타트업에 대기업이 직접 투자해 일찌감치 화제를 모은 기업이다. 그 주인공은 최영수(25·화학공학부 4년), 신아영(22·국제통상학부 4년) 씨. 이들이 승부를 건 제품은 헤어 볼륨감을 만들어주는 휴대용 USB 발열 헤어롤인 ‘지롤(G.Roll)’이다. 바쁜 여성들이 집 밖에서 머리 손질을 자주 한다는 점에 착안, 휴대성과 고데기의 기능을 더한 제품으로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리튬이온 배터리를 제품에 내장해 충전만 하면 언제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으며, 휴대폰 충전기가 호환되어 편의성도 높다. 특히 한 번 충전으로 5~6회를 사용할 수 있어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롤’은 상품화 가능성을 인정 받아 올해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의 창업지원프로그램인 ‘C 랩(C-Lab)’ 입주기업으로 선정됐다. 이 제품은 중소기업청이 주최한 제1회 글로벌 청년창업캠프에서 대상을 비롯해 2015년 경북 여성 창업경진대회 최우수상, 경북도 2015년 우수 벤처 창업동아리 우수상 등 각종 창업경진대회에서 상을 휩쓴 바 있다. 에스멜린은 ‘C 랩’입주 기업으로 선정된 이후 대구센터로부터 기술, 마케팅 등에 대한 자문을 받으며 국내 최초 ‘열 헤어롤 특허’를 출원했다.

‘지롤’은 5월 초 크라우드펀딩 사이트를 통해 제품을 선보인 뒤, 4일 만에 목표 펀딩액을 달성하는 등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현재 국내 약 15개의 온라인 오픈마켓에서 판매되고 있다. 지난 8월에만 국내 2000만 원, 수출 100만 원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엿보였다. 올해 말까지 국내에서 1억 원의 매출과 5000만 원의 수출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내년에는 유통채널 다양화를 통해 총 10억 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에스멜린은 향후 배터리 내장형 헤어롤 개발 및 양상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여성제품에서 벗어나 남성 옆머리 고정형 제품인 ‘지캡(G.CAP)’의 개발을 앞두고 있다. 특히 관련 제품군을 다양하게 개발해 휴대용 미용기기 시장의 새로운 선도기업으로 우뚝 설 계획이다.

에스멜린의 고용효과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에스멜린은 현재 4명의 직접고용과 10명의 간접고용의 효과를 내고 있으며 내년에는 총 40여명 내외, 2018년까지 100명 이상의 고용 파급효과를 낼 계획이다.

공동대표인 최영수 씨는 “수많은 창업경진대회를 거치면서 제품 아이디어가 많이 알려져, 일부 기업에서 우리 아이디어를 도용해 유사한 제품을 시중에서 판매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아이디어만으로 승부하는 스타트업 기업들이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모조품과는 다르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주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아이디어 사업화·해외진출 돕고 종잣돈 3억까지 밀어줘

◇삼성 ‘C랩’ 든든한 지원군 = 에스멜린이 생활 속의 작은 아이디어를 구체화시켜 시장성 있는 제품을 출시하기까지는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의 ‘C랩’이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했다. ‘C랩’은 사업 아이디어를 구체체화하는 과정부터 해외 진출까지 성공적 사업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창업의 전 과정을 지원하는 삼성의 사내 벤처 프로그램이다.

개방형 공간으로 조성된 C랩은 삼성이 추구하는‘오픈 이노베이션’의 이념이 잘 반영되어 있다. 창업 팀끼리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협업해 상생 발전을 도모하면서 아이디어를 구체화시킨다. 특히 예비창업자들이 한 번도 받아보지 못한 체계적인 교육프로그램을 제공, 사업의 방향성 확립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는 평가다. 에스멜린은 C랩을 통해 IR피칭, 사업계획서 작성 등을 훈련받았고, 사업의 지속적인 큰 방향성을 그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C랩에 선발된 기업에는 초기 투자금 2000만 원에서 최대 3억 원까지 투자가 이뤄진다. 특히 삼성이 파견한 전문가와의 1대 1 창업 멘토링, 시제품 제작을 위한 시설, 삼성벤처투자의 투자자문 등 다양한 지원이 제공된다. 또한 벤처·스타트업 업체들의 교육 수요를 조사해 교육이 가장 필요한 분야로 꼽힌 ‘마케팅 실무’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신아영 에스멜린 공동 대표는“C랩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지속적 사업 성장의 큰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됐다”며 “특히 창업가 동기들과 활발한 의견 교환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한편 대구혁신센터는 올해 7월 C랩 4기 15개 업체를 선발했다. 4기부터는 집중적이고 효율적인 보육을 위해 입주 및 보육기간을 기존 6개월에서 9개월로 확대했다. 선발된 기업은 대구무역회관 13층에 있는 C랩에 입주하다가 올해 말 예정돼 있는 대구 삼성창조경제단지가 완공되면 단지에 입주하는 첫 주인공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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