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시장, 찜질방 등 한국만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이 중국인 관광객(유커)의 ‘핫 플레이스’로 떠올랐다. 한국 현지문화를 직접 체험하려는 유커가 증가함에 따라 한국만의 색깔을 가진 곳이 새로운 관광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제일기획의 디지털 마케팅 자회사 펑타이(鵬泰)는 11일 지난 달초부터 국경절 연휴 마지막 날인 이 달 7일까지 한국에 온 유커 관련 빅데이터를 분석한 자료를 발표했다.
펑타이가 유커용 여행 앱 시리즈 ‘한국ing’의 한국지하철 애플리케이션에서 유커들이 직접 검색한 관심 장소 데이터 80만 건을 분석한 결과 유커들의 한국 현지문화를 경험하려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다.
한국지하철 앱은 지난 2014년 펑타이가 자체 개발한 서비스로 유커들에게 서울, 부산, 제주도 등 전국 지하철 노선 안내 및 주요 관광 명소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데이터 분석 결과 관광 명소 1500여 곳 중 유커들이 가장 많이 조회한 장소는 홍대거리였다. 남산N서울타워, 북촌 한옥마을, 명동거리 등 전통적인 인기 장소들이 뒤를 이었다.
특히 이번 국경절 기간 유커들의 관심이 급증한 곳은 이화벽화마을, 광장시장 전골목, 쁘띠프랑스, 동대문 찜질방, 반포대교 달빛무지개분수 등이다. 이화벽화마을, 쁘띠프랑스, 반포대교 달빛무지개분수 등은 한류 드라마와 예능에 자주 등장해 유커들에게 입소문이 난 장소로 한류 체험을 위해 방문한 관광객들이 많이 찾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빈대떡 등 한국 전통음식을 체험할 수 있는 광장시장 전골목, 사우나 등 이색 체험을 할 수 있는 찜질방도 유커의 관심이 크게 늘어 한국만의 독특한 문화 체험이 가능한 장소들이 유커들에게 핫 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음을 보여줬다.
실제로 한국지하철 앱 내 관심 장소 게시판과 중국 대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웨이보 등에서 한국인처럼 옛날 교복을 입고 이화벽화마을을 산책하는 모습, 광장시장에서 유명한 빈대떡과 김밥 등 먹거리를 즐기는 모습, 찜질방에서 '양머리' 수건을 쓰고 맥반석 계란을 먹는 모습 등의 사진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펑타이 관계자는 “20~30대 젊은 유커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현지 문화를 체험해보려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어 한국만의 먹거리와 즐길거리를 경험할 수 있는 새로운 장소를 찾아나선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펑타이는 부산, 제주, 대구, 대전 등 지방 도시별 주요 관심 장소도 분석한 결과 지방도시에 방문한 유커들은 주로 식도락 여행과 한류 체험을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각 도시별 인기 순위 10위에 든 장소 중 음식과 관련된 곳이 약 40%을 차지해 맛집 탐방이 지방을 여행하는 유커들의 주요 관심사임을 보여줬다. 맛집들이 모여있는 대표 장소인 부산 광복동 먹자골목, 제주 흑돼지거리, 대구 서문시장 등이 각 지역에서 높은 순위에 올랐다.
부산은 기존 관광 자원에 한류 이슈가 더해져 지방 도시 가운데 관심도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지방 도시의 관심 장소 조회 수 중 부산에 위치한 장소들이 차지한 비중은 약 60%로 제주(31.6%), 대구(4.8%) 등을 큰 격차로 앞섰다. 이는 올해 7~8월 여름 성수기 때 보다 20% 이상 증가한 수치다.
펑타이 관계자는 “부산이 다양한 먹거리와 아름다운 풍경으로 이전부터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많은 지역이지만 특히 올해 국경절 기간에는 영화 ‘부산행’이 중화권에서 높은 인기를 끈 데다가 한류 스타들이 대거 참석하는 부산국제영화제와 원아시아페스티벌도 열려 부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제주도에서도 한류 체험에 적극적인 유커들의 영향으로 아이돌 가수 지드래곤이 운영하는 카페가 성산일출봉, 우도, 한라산 등 유명 관광 명소를 제치고 관심 장소 1위를 차지했다.
남용식 펑타이 대표는 “급변하는 유커 트렌드를 시시각각으로 파악해 한국을 방문한 유커들이 여행을 알차게 즐길 수 있도록 돕는 한편 기업에게는 보다 정교한 유커 마케팅을 제공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