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이하 갤노트7) 사태로 경쟁사인 애플과 구글이 반사익을 볼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삼성이 갤노트7의 생산 및 판매 중단을 결정함으로써 위기에 직면한 틈을 타 구글과 애플이 연말 쇼핑시즌에 반사익 효과를 누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이같은 기대감에 10일(현지시간) 애플의 주가는 장중 2% 넘게 오르면서 올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인공지능(AI) 기능을 내세운 첫 스마트폰 ‘픽셀’을 선보인 구글의 지주회사 알파벳의 주가 역시 2% 가까이 뛰었다.
미국 2,3위 이동통신업체인 AT&T와 T모바일은 지난 9일 갤노트7에 대한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갤노트7을 재교환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밝혔다. 미국 최대 이통사인 버라이존과 4위 스프린트 역시 이같은 움직임에 동참했다. 삼성전자 측은 갤노트7 발화 사고가 이어지는 가운데 주요 시장의 캐리어들이 이같은 결정을 내리자 공급량 조정 차원에서 갤노트7 생산을 일시 중단(10일)하기로 했고, 급기야 글로벌 판매도 중단(11일)한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CPSC의 조사 결과에 따라 갤노트7이 제품 결함으로 판명돼 미국에서 판매가 금지되거나 또 리콜 조치에 들어갈 경우 삼성의 연말 쇼핑 대목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추수감사절을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연말 쇼핑 대목을 앞두고 구글과 애플이 프리미엄폰 시장에서 갤노트7의 공백을 틈타 공세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통신은 “삼성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에 익숙한 사용자들은 안드로이드 OS에 최적화돼 있는 구글 픽셀폰을 선호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는 삼성이 반등의 기회를 잡는 것을 더 어렵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구글 픽셀폰은 오는 20일 미국과 영국, 호주, 캐나다, 독일 등에서 시판에 들어간다.
마켓워치는 S&P의 분석을 인용해 갤노트7 사태로 애플의 아이폰 판매량이 올 회계연도 4분기(7~9월)에 1400만~1500만 대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당초 예상판매량보다 7%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안젤로 지노 S&P 애널리스트는 이번 삼성의 생산 및 판매 중단 사태로 세계 스마트폰 OS 시장에서 애플의 점유율이 1%포인트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시장조사업체 IDC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현재 애플의 시장점유율은 11.8%, 삼성의 시장점유율은 22.4%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