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사태로 인한 주가 급락이 제약바이오주에 영향을 미치며 주가 및 시가총액 하락으로 이어졌다.
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서 제약바이오 업종은 지난 9월 30일 하루 만에 총 5조1209억 원(5.65%)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종목별로 보면, 기술수출 계약해지의 직격탄을 맞은 한미사이언스의 시가총액이 8조1315억 원에서 6조6450억 원으로 18.28% 감소했고, 한미약품 역시 전일 6조4697억 원이던 시가총액이 5조3010억 원으로 18.06% 감소했다.
이외에도 아이진(-8.00%), 일신바이오(-7.64%), 레고켐바이오(-7.61%) 등의 시총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진매트릭스(-7.38%), JW중외제약(-7.24%) 등 최근 주가 상승세를 보이던 종목들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한미약품은 전일 공시를 통해 베링거인겔하임(Boehringer Ingelheim)으로 기술 수출한 내성표적 항암신약의 개발 및 허가, 상업화 권리가 반환되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직전일 장 마감 후 공시된 1조 원 규모의 기술수출 이슈가 무색해졌고, 당일 주가는 전일 대비 18.06% 급락했다.
이날 장 초반 14.37%까지 급락하던 한미약품의 주가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동사의 ‘올리타정’에 대해 제한적 사용을 결정하면서 낙폭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전일 대비 7.28% 감소한데다가 종가가 47만1000원으로 지난달 29일 62만 원 대비 24.03% 하락해 회복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 대형주 한미약품의 급락으로 인한 시장 전체의 주가 하락은 불가피했지만, 제약바이오 업종 전체의 리스크로 몰고 가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일례로 최근 남미에 판권계약을 체결한 씨티씨바이오는 한미약품 사태에도 전일 대비 5% 증가한 1만1550원에 장을 마감했고, 공장 신설 결정을 공시한 녹십자엠에스, 제일약품도 개별 펀더멘탈을 유지하며 상승세를 지켰다.
이혜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임상 중에 발생한 중대한 부작용이 공론화되지 않았고, 17시간의 시차를 두고 대규모 호악재가 공시되어 시장에 혼란을 준 점은 신뢰성 측면에서 투자심리에 부정적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그러나 “글로벌 신약개발 과정에서 임상실패나 기술수출 반환 등의 이슈는 통상적 리스크이고, 여타 신약개발 과정에 리스크 요인은 아직까지 없다”며 “향후 주가 급락세가 진정될 것”이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