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26일 법제사법위원회와 정무위원회 등 12개 상임위원회에서 40여개 피감기관을 대상으로 국정감사에 돌입했다. 하지만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통과와 정세균 국회의장의 부적절한 발언으로 새누리당이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20대 국회 첫 국감이 시작부터 반쪽짜리를 면하기 어려워졌다.
특히 야3당은 여당이 불참하더라도 국감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국회법상 사회권을 가진 상임위원장이 여당이다 하더라도 회의 진행을 거부할 경우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 간사, 국민의당 간사 순으로 의사봉을 잡을 수 있다.
국감은 정세균 의장의 발언이 큰 변수로 떠올랐다. 새누리당은 국감 보이콧을 선언했다. 새누리당은 정 의장이 지난 24일 새벽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 과정에서 다른 정치적 사안과 거래하려고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당시 정 의장이 주변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는 음성이 담긴 녹음파일을 확인했다며 사과 및 사퇴를 촉구했다.
김 수석은 “김재수 해임건의는 무고한 사람의 인격을 짓밟은 것이며 (정 의장의) 대권을 향한 정쟁의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야당은 여당의 불참과 상관없이 국감을 진행했다.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새누리당을 겨냥해 “어떤 이유로도 국감을 보이콧 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면서 “반쪽 국감으로 시작하게 돼 대단히 유감이다. 새누리당은 오늘이라도 입장을 바꿔서 국감에 참여해 제대로 된 의회 기능 되도록 협조해달라”고 강조했다.
이날 정무위는 조선·해운업계 구조조정과 가계부채 등의 이슈가 쟁점이 됐다. 당초 한진해운 법정관리를 비롯한 조선·해운 구조조정에 따른 정부의 책임 문제 등을 놓고 여야 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됐지만 이날 여당의 불참으로 성사되지 못했다.
법사위에서는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금품을 받은 김수천 부장판사와 ‘스폰서 검사’조사를 받고 있는 김형준 부장검사 사건을 집중 추궁하고 나섰다. 또 잇따른 사건에 휘말린 법조계의 개혁 방안을 놓고 야당의 질문 공세가 이어졌다.
안전행정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위원회의 경우 최근 경주 지진에서 드러난 정부의 무능함을 지적하고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와 관련 대형 재난·재해 안전매뉴얼 점검과 함께 지진발생 인근 지역에 월성·고리발전소 등 14기 원자력발전소 가동 중단과 신규 원전 건설 중단 문제가 집중 논의됐다.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는 정부의 보도개입 의혹과 관련해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와 김시곤 전 보도국장 등 당사자들의 증인 출석 여부를 놓고 여야가 치열하게 대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