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틱운임지수(BDI)가 최근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경제 불황에 교역량이 부진한 상황이라 다소 이례적이다.
이는 최근 중국의 벌크선 수요가 회복되고 있는 데다, 한진해운 사태가 공급을 위축시킨 까닭으로 풀이된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BDI지수는 전일 대비 34포인트 상승한 937포인트를 기록했다. 지난 2015년 10월 29일 1093을 기록한 이후 11개월 만에 최고치다.
특히 최근 한 달간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를 신청했던 지난달 31일 711포인트를 기록했던 BDI지수는 한 달 새 무려 226포인트나 뛰어올랐다.
BDI란 석탄ㆍ철광석과 같은 원자재와 곡물을 운반하는 벌크선의 시황을 나타내는 지수로, 전 세계 교역량을 평가하는 대표지수다. 이 지수가 높을수록 경기가 호황기임을 나타낸다. 영국 런던의 발틱해운거래소가 1999년 11월 1일부터 발표하고 있다.
이는 한진해운의 법정관리와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다수의 한진해운 선박이 억류와 입항을 거부당하며 물류에 차질을 빚었다.
이에 따라 물류 차질을 우려한 화주들이 선사들의 재무상태를 중시하게 되면서 자연스레 공급 축소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한진해운 사태가 물류 대란으로 불똥이 튀는 것을 지켜본 화주들이 컨테이너선과 벌크선 회사들의 재무상태를 까다롭게 보게 됐다”며 “좋은 선사들을 식별해 수주를 맡기게 되면서 공급을 줄이는 효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최근 중국의 벌크선 수요 증가도 지수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이 연구원은 “최근 중국이 철광석과 석탄 수입을 늘리고 있는 점도 BDI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며 “수요가 조금씩 개선세를 보이고 있었지만, 최근 일주일 새 유달리 BDI지수가 급등한 것은 한진해운 물류사태가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은행 관계자는 “컨테이너선을 운영하는 한진해운과 벌크선을 중심으로 한 지수인 BDI는 서로 관계가 없어 보인다”고 설명했다.